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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가 어수선하다. 한숨 소리만 가득하다.
다만 K리그는 멈출 수 없다. 이번 의혹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팬이다. 그 다음은 그라운드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이다. 당장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가 이번 주말 열린다. 하지만 선수들의 어깨가 축 처졌다.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가야할 길은 분명 다르다.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무거웠다. 전북 선수들은 의혹에 직격탄을 맞았다. 다행히 흔들리지 않았다. 전북의 주장인 수문장 권순태는 24일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2대1로 꺾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진출에 성공한 후에야 비로소 무겁게 입을 열었다. "우리도 처음에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했다. 굉장히 놀랐다. 그동안 매 경기 이기기 위해 준비를 했는데 이면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점에 놀란 것은 사실이다."
전북 팬들도 의혹에 분노했지만 그라운드에선 달랐다. 선수들에게 한껏 힘을 실어줬다. 선수들은 감동이었다. 권순태는 "팬 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실 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감안해야 할 부분"이라며 "선수들의 이름을 호명해줄 때는 정말 감사함을 느꼈고 울컥했다. 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보여줄 것은 이것(경기력) 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우리는 프로다. 축구 선수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면 직업의식을 갖고 최상의 경기를 위해 준비하고 뛰는 게 맞다. 모든 결과는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게 맞다. 그저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일을 먼저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있기에 우리도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리그는 어제도 위기, 오늘도 위기, 내일도 위기다. 위기라는 단어가 떠나지 않는다. 그래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 역할은 선수 개개인의 몫이다. 그라운드에서 젖먹던 힘까지 토해낼 때 팬심도 돌아올 수 있다. 선수들은 계속 뛰어야 한다. 그것만이 K리그가 유일하게 살 길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