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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이다. 하지만 이제 절반이 흘렀을 뿐이다. 아직 90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대로 떨어질 수는 없다"는 말로 현재의 심경을 토로했다. 서울은 조별리그에서 F조 1위(4승1무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17득점-5실점을 기록, 조별리그에 참가한 32개팀 가운데 가장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16강 탈락은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8강행의 열쇠는 역시 선제골이다. 선제골이 일찍 터지면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 다만 실점은 금물이다. 우라와가 한 골을 넣으면 3골을 터트려야 한다. 부담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최 감독도 "복잡한 상황이 됐지만 개의치 않을 것이다. 역시 선제골이 중요하다. 하지만 초조하게 접근하면 또 다른 위험이나 부담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90분을 정상적으로 치러야 한다. 또 실점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수비를 기본적으로 탄탄히 해서 공격적인 상황에서 결정하는 경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은 그동안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최 감독도 "충분히 준비할 시간과 회복할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도 강한 승리의 의지를 갖고 있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이번 경기에선 보여주지 못한 우리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 허무하게 우리의 것을 반도 못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 승리에 대한 자신은 있다"며 밝혔다.
'빨리', '빨리'는 독이다. 서두르면 8강행은 더 멀어질 수 있다. "인내해야 한다. 기회가 올때를 기다려야 한다. 감정 컨트롤을 잘하면서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는 주장 오스마르의 말처럼 90분내내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승산이 있다.
전략적인 접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서울은 전방에선 아드리아노, 중원에선 다카하기, 후방에선 오스마르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 외 선수들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누가 나가든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본인들이 증명해야 한다." 최 감독의 주문이다.
베스트 11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서울 특유의 짜임새 넘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최 감독은 "90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원하는 점수를 뽑아내야 한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지나치게 무게 중심을 앞에 두면 뒷공간이 열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시간 조절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라와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우라와 감독은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지난 일이다. 힘든 경기가 될 거라 예상된다. 첫 번째 경기의 90분은 끝났고, 90분이 남았다. 0대0 보다는 우리가 골을 넣어 이기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며 맞불을 예고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