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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가 또 다시 전북을 구했다.
후반 25분에도 득점 본능이 꿈틀거렸다. 로페즈가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벗겨내고 왼발로 낮게 올려준 패스를 문전 오른쪽으로 쇄도하다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넣었다. 레오나르도는 득점 뒤 두 팔을 펼치며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포효했다. 잔뜩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던 최 감독도 그제서야 희미한 미소를 띄었다.
레오나르도가 경기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승부였다.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레오나르도는 원톱 이동국과 2선에 배치된 한교원, 루이스와의 적극적인 연계 플레이를 통해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드러나면 지체없이 슈팅을 시도하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최 감독과 전북에겐 레오나르도의 활약이 천금 같을 수밖에 없었다. 전북은 멜버른과의 16강 2차전을 하루 앞두고 구단 스카우트가 지난 2013년 수 차례 심판진에 금품을 건넨 의혹으로 부산지검 외사부 조사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에 휩싸였다. 구단 프런트 뿐만 아니라 선수단까지 동요하는 상황이었다. 자칫 멜버른전에서 무너졌다면 K리그 클래식에서의 향후 행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레오나르도가 안겨준 승리의 의미가 적지 않다.
전북의 ACL 8강 상대는 16강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된 이후 실시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추첨에 의해 결정된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