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설에도 덤덤한 손흥민, 반전 꿈꾸는 기성용-윤석영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5-23 19:37


◇기성용(왼쪽)과 손흥민이 23일 파주NFC에서 실시된 해외파 훈련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파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손흥민(24·토트넘)의 데뷔시즌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2200만파운드(약 382억원)의 사상 최고 이적료 속에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긴 손흥민은 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부상 뒤 주전경쟁의 어려움이 겹치면서 막판으로 갈수록 기회를 잡지 못했다. 8골-5도움의 기록은 '최악'은 아니었지만 토트넘 입장에선 '투자대비 성과'를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한국시각)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뉴캐슬에 1대5로 완패한 최종전을 본 다니엘 레비 회장이 격노했고, 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인 손흥민에게 분노가 집중됐다'며 이적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 시즌 만에 나온 '위기신호'는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

정작 손흥민 본인은 초연한 모습이다. 손흥민은 23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해외파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나도 기사를 통해 (이적설을) 접했다. 그에 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이적과 관련해) 제대로 전해듣지 못한 부분이기에 걱정을 해야할까 싶다. 구단에서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면과제는 스페인-체코와의 A매치 2연전이다. '한 수 위' 팀으로 평가되는 두 팀과의 맞대결은 한국 뿐만 아니라 유로2012 개막을 앞둔 유럽에서도 주목하는 무대다. 손흥민 입장에선 소속팀에서의 아쉬움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손흥민은 "첫 시즌부터 잘 하겠다는 생갭다는 배운다는 생각이었다. EPL은 역시 피지컬이 좋고 경기 운영 속도가 빨랐다. (첫 시즌에) 언어와 생활, 문화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코감기와 목감기가 아직 남은 상황인데, 운동을 하지 않아 감기에 걸린 것 같다"고 웃은 뒤 "선수들 사이에 스페인, 체코전에 대한 의지가 상당하다. 눈에서 불이 나오는 것 같다. 유럽에서 갖는 유럽팀과의 승부는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축구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활약을 다짐했다.

스페인-체코전을 '터닝포인트'로 바라보는 것은 비단 손흥민 뿐만이 아니다. 4주 군사훈련 일정을 연기하면서 이번 A매치 2연전을 준비하는 '캡틴' 기성용(27·스완지시티)과 퀸즈파크레인저스(QPR)와의 계약이 만료되어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새 둥지를 찾아야 하는 윤석영(26) 역시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기성용은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적)계획은 없다"면서 "좋은 경기를 한 후 군사훈련에 입소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최고의 팀과 경기를 한다. 져도 얻는 것이 있을 것이고, 이기며 더 큰 자신감을 수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석영도 "잉글랜드 무대가 아니더라도 유럽에서 더 도전해보고 싶다. 스페인, 체코 같은 팀을 만나게 되면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게 사실이다. 긴장감을 갖고 뭉쳐야 한다"고 동료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한때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과연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을 통해 새 바람을 일으킬까.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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