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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가 수원 징크스를 깨고 상위 그룹으로 진입했다.
3경기 만에 4승째(3무4패)를 챙긴 울산은 승점 15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7경기 수원전 무승(2무5패)의 굴레에서도 벗어났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섭씨 30도를 웃도는 갑작스런 무더위를 경계했다. "오늘 경기는 더위와의 싸움"이라고도 했다. 때아닌 무더위로 인해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는 듯 했던 수원은 갑자기 집중력이 저하되면서 다소 어이없는 실점을 했다.
이후 무더위에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양 팀은 후반 들어서야 불꽃을 튀기 시작했다. 일진일퇴였다.
후반 8분 울산이 먼저 웃었다. 페널티에어리어에서 공중볼 경합을 하던 이정협이 오장은에게 밀려 넘어지면 페널티킥을 얻었다. 1분 뒤 키커로 나선 코바가 골그물 왼쪽 구석을 강하게 갈랐다.
수원의 맹추격이 이어졌다. 산토스가 추가골을 허용한 지 1분 만에 염기훈의 측면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그물을 흔들었다.
그러나 추격골의 기쁨도 잠시 수원은 또 집중력에서 밀렸다. 13분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코바가 이정협이 벌려준 패스를 받은 뒤 돌파하다가 기습적으로 날린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빨려 들어갔다.
승기를 잡은 듯 했던 울산은 다시 허를 찔렸다. 18분 오버래핑한 신세계가 오른쪽에서 올려 준 크로스를 조동건이 침착하게 헤딩골로 마무리한 것. 선발 원톱 김건희를 빼고 조동건을 투입한 서 감독의 카드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수원은 거세게 밀어붙였지만 수비벽을 견고하게 한 울산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34분 조동건의 결정적인 터닝슛이 울산 골키퍼 김용대의 슈퍼세이브에 막힌 게 더 뼈아팠다.
결국 경기 종료 직전 코바가 김승준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며 수원전 징크스 탈출을 자축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