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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고 연일 자신의 존재감을 그라운드에 각인시키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의 왼쪽 풀백 정 운(26)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자연스레 시선은 대표팀 발탁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표팀의 왼쪽 측면 수비는 물음표다. 박주호(도르트문트)는 부상 악몽에 빠졌고 김진수(호펜하임)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23일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는 가운데 유럽 무대 경험과 물오른 실력이 자랑하는 정 운을 향한 기대감은 남다르다.
선택의 열쇠는 슈틸리케 감독이 쥐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 있는 K리그 선수들이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 대표팀에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정협(울산)이다. 무명에 가까웠던 이정협은 지난해 1월 아시안컵 대표 깜짝 발탁 이후 계속된 발전과 함께 꾸준한 기회를 얻고 있다.
목표는 세우되 집착은 하지않는 정운의 무심(無心). 언제나 꿈을 쫓는 그의 주황색 도전은 성공적인 K리그 복귀를 발판 삼아 붉게 물들여질 수 있을까. 어쩌면 지금 정운이 흘리는 거짓 없는 땀방울과 태극마크를 향한 염원은 그 물음표에 대한 솔직한 대답일지도 모른다. "크로아티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크로아티아 현지 언론에서도 귀화 관련 내용이 꽤 많이 나왔다. 하지만 한국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고민은 없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한국인이니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