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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감독에게 승리를 선사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제주는 10라운드까지 21골로 서울과 함께 K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날 무실점이 더 기뻤다. 조 감독은 "다득점도 좋지만 실점을 안 했다는 데에서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홈팬들 앞에서 많은 골로 답하는 것도 좋지만 실점하지 않은 것이 좋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가슴 한 구석이 쓰렸다. 패장 노상래 전남 감독은 조 감독과 1970년생 동갑내기 절친이다. 노 감독은 최근 돌연 사퇴발언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우여곡절 끝에 다행이 수습됐다. 노 감독이 전남 지휘봉을 놓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친구 조 감독이 이끄는 제주를 만나 대패를 당했다. 조 감독은 "동질감을 느낀다. 경기 시작해서 끝나는 순간까지는 그런 느낌이 안 드는데 끝나고 보니 나도 언젠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로가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서귀포=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