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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1부리그) 12팀들이 모습을 드러낸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4라운드(32강). 하지만 주인공은 프로에서 뛰는 형님들이 아닌 '아우' 대학팀들이었다.
돌입한 연장전. 전열을 정비한 이랜드가 연장 전반 1분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교체투입한 타라바이가 또 다시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마지막까지 이랜드를 물고 늘어졌다. 결국 투지는 행운을 만들었다. 연장 후반 3분 전진수의 크로스가 그대로 골로 연결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승부차기. 상승세를 탄 성균관대는 이랜드를 압도했다. 성균관대의 최영은 골키퍼가 빛났다. 형들의 슛을 모조리 막아내며 이랜드의 국가대표 출신 김영광 골키퍼를 머쓱하게 했다. 상균관대가 결국 이랜드를 승부차기 스코어 3-1로 이겼다. 지난 해 부터 지도자로 변신해 성공적인 감독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설 감독은 기분 좋은 이정표를 남겼다.
바톤은 단국대가 이어받았다. 단국대는 상주원정길에서 '국가대표'로 무장한 상주에 2대1로 이겼다. 상주가 1.5군을 내세우긴 했지만 그 역시 프로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로 꾸려진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단국대의 전력은 막강했다. 전반 32분 김진우와 후반 28분 나상호의 릴레이골로 상주를 꺾었다. 상주는 후반 44분 조영철이 한골을 만회하는데 그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변을 만든 것은 대학팀만이 아니었다. 챌린지의 부천은 클래식 전통의 명가 포항를 상대로, 그것도 원정에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전반을 0-0으로 보낸 부천은 후반 14분 김륜도와 26분 바그닝요가 연속골을 넣으며 대어를 잡았다. 이 밖에 승리하지 못했지만 빛나는 다윗들도 많았다. K3의 청주시티는 주전들이 총출동한 클래식의 인천과 팽팽히 맞섰지만 후반 4분 김동석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대1로 패했다. 내셔널리그에서 뛰는 경주한수원도 전반 14분 곽광선에게 내준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대1 한골차 패배를 당했다. 안양도 결과는 1대4 완패였지만 전반을 1-1로 마치는 등 '최강' 전북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