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된 전북전, 광주에 어떤 영향 미칠까?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5-11 21:38


험난한 6월이 광주를 기다리고 있다. 남기일 광주 감독이 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호재도, 악재도 아니에요."

남기일 감독(42)이 이끄는 광주는 당초 14일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전북 원정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변화가 생겼다. 전북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정으로 인해 경기가 연기됐다. 6월 4일로 변경됐다. 남 감독은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연기된 전북전이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광주는 지난 라운드 상주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당연히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을 터. 그런 상황에서 강팀 전북과의 만남은 적잖은 부담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남 감독은 전북전 연기가 그리 달갑지 않다.

숨 쉴 틈 없는 6월이 광주를 기다리고 있다. 광주는 다음달 4일 전북과의 연기된 리그 10라운드를 시작으로 제주, 서울, 성남과 연달아 대결한다. 모두 올 시즌 강력한 전력을 뽐내는 팀들이다. 끝이 아니다. 5월 26일 전북과 또 한번 격돌한다. 그리고 3일 뒤 수원과 맞닥뜨린다. 이런 지옥일정이 또 있을까 싶다. 남 감독은 "6월이 정말 힘들게 됐다. 강팀이란 강팀은 다 만나는 일정"이라고 했다.

죽으란 법은 없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핵심 미드필더 여 름과 주전 중앙수비수 김영빈이 복귀를 앞두고 있다. 남 감독은 "여 름과 김영빈의 합류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두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경기력이 확실히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북전이 미뤄지면서 두 선수가 몸을 더 끌어올릴 시간을 벌게 됐다"고 했다.

남은 5월 일정도 비교적 수월한 편. 광주는 22일 인천 원정을 떠난 뒤 28일 수원FC를 홈에서 맞이한다. 남 감독은 "6월이 정말 힘들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최대한 승점을 많이 쌓아야 한다"며 "인천과 수원FC는 우리보다 순위가 낮다. 꼭 잡아야 하는 상대들"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남 감독은 "K리그에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 수원FC와 인천이 최근 부진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상대로 강하게 나올 것"이라며 "우리도 뒤지지 않도록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간 승패에 연연하지 않았던 남 감독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냈다. 남 감독은 "어린 선수를 육성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K리그 6강 진입이라는 목표도 있다"며 "그 또한 구단에 가치있는 일"이라고 했다. 선수 육성과 6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 남 감독의 사냥 의지는 지옥일정 속에도 흔들림이 없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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