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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만남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세월이 또 흘렀다. 조 대표는 2014년 9월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지도자가 아닌 CEO로 변신했다. 그는 2015년 이 감독을 대구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최 감독은 새로운 길을 걸었다. 2011년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지도자로도 한 획을 긋고 있다. 2012년 K리그 우승,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에 이어 지난해 FA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변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관계다. 조 대표는 최 감독의 영원한 스승이다. 사석에서의 호칭은 '샘(선생님)'이다. 이 감독과 최 감독도 막역한 사이다.
기회가 많지 않지만 두 팀이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FA컵이다. 서울과 대구의 대결이 성사됐다.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이다. 두 팀은 11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조광래 이영진 그리고 최용수, 얽히고 설킨 같한 인연이지만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결국 적이다.
FA컵 디펜딩챔피언인 서울은 최근 K리그와 ACL에서 1무2패로 주춤하다. FA컵은 또 다른 기회이자, 반전의 무대다. 챌린지에서 3연승을 달리고 대구는 분명 열세다. 하지만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변도 꿈꾸고 있다. 챌린지의 자존심도 세운다는 계획이다.
아끼는 제자 최 감독과 적으로 만나야 하는 조 대표의 심경은 복잡하다. 그는 "물론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최 감독과 이 감독 모두 소중한 인연을 갖고 있다. 한 가지 바람은 승패를 떠나 팬들을 위해 정말 재밌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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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의 대학팀과 프로의 대결도 FA컵의 볼거리다. 성남FC와 영남대의 운명이 얄궂다. 두 팀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대결을 펼치게 됐다. 2014년에 8강, 지난해에는 16강에서 만나 두 차례 모두 성남이 승리했다. 하지만 모두 1골차 승부였다. 올해는 영남대가 1골의 벽을 넘을지 주목된다.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지난해 U리그 준우승팀 성균관대는 서울이랜드, 단국대는 상주 상무에 도전장을 내민다.
K3리그 3개팀도 32강전에 출전한다. 지난해 K3리그 챔피언 포천시민축구단은 결승전 상대인 경주시민축구단과 대결한다. 두 팀 대결의 승자는 FA컵 16강이라는 빛나는 전리품을 획득한다. 3라운드에서 지난해 U리그 우승팀 용인대를 꺾은 청주시티FC도 여세를 몰아 현재 K리그 클래식 최하위인 인천 유나이티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32강(11일)
용인시청-강릉시청(용인축구센터)
이랜드-성균관대(잠실)
포천시민-경주시민(포천종합·이상 오후 4시)
대전 코레일-울산 현대(한밭종합)
상주 상무-단국대(상주시민)
인천 유나이티드-청주FC(인천전용)
전남 드래곤즈-강원FC(광양전용)
안산 무궁화-건국대(안산와·이상 오후 7시)
포항 스틸러스-부천FC(포항스틸야드)
수원 삼성-경주 한수원(수원W)
FC서울-대구FC(서울W)
대전 시티즌-수원FC(대전W)
성남FC-영남대(탄천종합·이상 오후 7시30분)
제주 유나이티드-광주FC(제주W)
부산 아이파크-부산교통공사(부산아시아드)
FC안양-전북 현대(안양종합·이상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