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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정공법 '도발', 최용수 감독 파도론으로 '훈수'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4-27 18:00



D-2, 올 시즌 첫 슈퍼매치가 개봉박두다.

수원 삼성과 FC서울,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인 두 팀이 30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영원한 맞수다. 그래서 물러설 수 없다.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8라운드는 슈퍼매치 덕분에 화제가 넘친다. 설렘의 강도는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고,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갈 길 바쁜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이미 '정공법'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원은 슈퍼매치와 다음달 3일 16강 진출의 운명의 걸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최종전(상하이 상강·홈)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 하지만 서 감독은 선택을 거부했다. 그는 "정공법으로 헤쳐나가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두 경기 모두 베스트로 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일단 슈퍼매치에서 FC서울의 연승 기세를 꺾어놓고 ACL 최종전은 그 이후에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수원과는 또 다르다. 수년만에 찾아온 화사한 봄바람에 발걸음이 사뿐하다. 서울도 슈퍼매치 후 일본 원정에서 ACL 조별리그 최종전(5월 4일·산프레체 히로시마)을 치른다. 하지만 이미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이라 느긋하다.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 K리그에서도 쾌조의 흐름이다. 거침 없는 6연승. 수원이 승점 8점(1승5무1패·6위)인데 반해 서울은 16점(6승1패)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선택이 필요 없는 상황. 오직 슈퍼매치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래서일까. 슈퍼매치를 앞둔 최용수 서울 감독의 표현법은 서정원 감독과 조금 달랐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다. 그는 서 감독의 '정공법'을 '파도론'으로 슬쩍 비켜갔다. 그는 "수원이 무승부가 많지만 경기 내용은 훌륭하다. 이번 슈퍼매치는 파도싸움으로 본다. 수원도, 우리도 밀물과 썰물이 있을 것이다. 상대의 파도가 밀려올 때 어떻게든 잘 버텨야 한다. 반면 우리가 밀어붙일 때는 꼭 골을 넣어야 한다. 결국 누가 결정을 짓는냐에 운명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밀물 열쇠'는 역시 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아데박' 트리오가 쥐고 있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에서 12개팀 통틀어 최다인 16골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아드리아노가 5골, 박주영이 4골, 데얀이 3골을 터트렸다. '아데박'이 12골을 합작했다. 그러나 '아데박'이 동반 선발 출격한 적은 없다. 최 감독은 슈퍼매치에서도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아직 위험부담이 있다. 세 선수가 동시에 선발 투입되면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 물론 경기 상황에 따라 후반에는 함께 활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슈퍼매치의 중요성을 잊은 것은 아니다. 최 감독은 "슈퍼매치라는 특수성이 있다. 선수들에게도 자만과 방심은 안 보인다. 최대한 침착해야 하고 결과를 논하기 전에 우리의 경기력을 많은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도 선제 실점을 하든, 득점을 하든 평정심을 갖고 일관성 있게 90분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의 입가에는 나긋한 미소가 흘렀다. 다만 눈빛은 승부욕으로 활활 타올랐다. 역시 슈퍼매치는 슈퍼매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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