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자는 선수에게 제2의 축구인생이다.
유럽서 시작한 지도자의 길
현역 은퇴 뒤 국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김 코치는 처음부터 투비즈에 합류하면서 유럽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흔치 않은 케이스다. 그만큼 어려운 점이 많았다. 김 코치는 "벨기에 남부지방이어서 프랑스어에 적응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아내가 다행히 불어불문과 출신이어서 많이 가르쳐 주긴 했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고 웃었다. 그는 "한국과 유럽의 문화가 다르다보니 처음에는 소통 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의아한 상황도 있었다"며 "지금은 그런 시절을 거친 게 선수들과 소통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 큰 꿈과 '축구 고향' 대전
김 코치의 역할은 단순히 '선수단'에 그치는 게 아니다. 투비즈를 운영 중인 한국 스포츠마케팅 기업 스포티즌(대표이사 심찬구)의 현지 관계자들에게 현장의 조언자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박준범 투비즈 단장은 "선수단 운영이나 팀의 비전 등을 논의할 때 김 코치의 의견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코치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 대표가 열린 자세로 받아들여주시는 부분이 내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투비즈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 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부분에 대한 공부까지 할 수 있어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비즈는 오는 6월 24일 국내서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대전과 잇츠대전(It's Daejeon)국제친선축구대회를 갖는다. 대전은 이 경기를 김 코치의 공식 은퇴경기로 장식할 계획이다. 1997년 팀 창단 멤버로 2003년까지 팀을 위해 헌신한 레전드이자 2014년 챌린지 우승의 일등공신인 김 코치를 향한 헌사다. 김 코치는 이 경기서 투비즈 소속으로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고 실력 발휘에 나설 예정이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체력만 허락한다면 투비즈와 대전 유니폼을 번갈아 입고 45분씩 뛰길 바라는 데 몸을 좀 만드셔야 할 것 같다"고 농을 쳤다. 김 코치는 "은퇴경기에서 죽을 수도 있겠다"고 크게 웃더니 "대전에서 시작해 대전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대전은 내 축구인생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항상 잊지 않고 응원해주는 대전 팬들과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워털루(벨기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