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수렁의 인천 '절망은 아직 이르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4-06 17:53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우울한 팀은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다.

12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전 전패 최하위다. 2득점-8실점으로 가장 많은 실점을 했다. 지난해 최소실점의 '짠물수비'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 정반대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위기'란 수식어가 붙으며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 절망은 이르다. 인천의 현 상황을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인천은 6무2패 끝에 9경기 만에 첫승을 거뒀다. 이후 안정된 4-1-4-1 포메이션으로 상위그룹을 노리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런 페이스를 보면 위기설은 시기상조다.

작년 대비 크게 다른 점은 특유의 '늑대축구'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동계훈련 때부터 "늑대 이빨이 빠져버렸다"고 걱정했다.

'늑대축구'의 주축 전력이던 골키퍼 유 현을 비롯해 김원식 김인성 조수철 김진환 등이 이적했다. 박대한-요니치-이윤표-권완규의 4백은 유지했지만 베테랑 골키퍼의 후방 리딩과 미드필드의 큰 변동은 단시일 내 만회하기 어렵다.

인천이 지난 3경기 동안 베스트11를 내세우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매경기 4∼6명의 선수들이 대거 바뀌는 현실은 그만큼 새로운 색깔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교빈-이태희-김다솔 등 현존 골키퍼 자원 3명을 교대로 투입하는 상황 역시 인천의 '인재난'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감독이 즐겨쓰던 4-1-4-1 포메이션의 중추였던 김원식 대체자를 찾지 못한 것도 큰 요인이다. 지난해 FC서울에서 인천으로 임대됐다가 돌아간 김원식은 김 감독이 "다시 데려오고 싶은 선수" 1순위로 꼽을 정도다.


김원식의 빈자리를 메워보려고 하지만 아직이다. 수비의 핵심 요니치가 지난 2일 서울전(1대3 패)에서 그답지 않은 실책을 남발한 것도 김원식의 공백과 무관하지 않다. 올 시즌 인천 경기를 보면 요니치의 부담이 가중된 모습이다. 수비라인 1차 저지선을 구축하던 '김원식형 플레이'가 없는 데다, 미드필드 불안정으로 협력 수비도 약해졌다. 요니치의 체력과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인천은 불운도 겹친 상태다. 넘버원 골키퍼 조수혁의 장기 부상에 이어 활발한 공수 가담을 하던 권완규와 기대했던 외국인 공격수 벨코스키가 부상의 덫에 걸렸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케빈과 진성욱이 건재하고 벨코스키와 송제헌을 영입하면서 앞선은 강해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벨코스키의 부상과 뒷선의 불안정으로 인해 강화된 공격 전술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다.

이런 악재들은 임금체불이 극심했던 작년에도 있었다. 그래도 '김도훈의 외인부대'는 슬로스타터로 무섭게 제모습을 찾아가는 저력을 보였다. 인천 위기설이 아직 때이른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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