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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는 변화무쌍하다.
'원톱' 황희찬의 화두는 역시 '골'이다. 조별리그 3경기 동안 '주연' 대신 '조연'을 택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에서는 문창진(23·포항), 예멘과의 2차전에선 권창훈의 도우미로 나섰다. 상대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며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움직임은 신태용호의 조별리그 무패 자양분이었다. 하지만 호쾌한 슈팅에 이은 득점이라는 그만의 마무리 공식을 보지 못한 것은 2% 아쉬움으로 남는다. 진검승부가 시작될 8강부터는 득점이라는 결과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2선 공격진의 부담감도 덜 수 있다.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담당할 권창훈에겐 '영리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멘전에서 해트트릭을 쏘아 올리면서 컨디션이 완벽히 돌아왔음을 입증했다. 본인 스스로 "시간이 갈수록 몸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넓은 시야와 패스, 활동량, 2선 침투 및 마무리 능력까지 갖춘 권창훈은 황희찬과의 역할분담뿐만 아니라 측면 오버래핑으로 활로를 틀 동료의 움직임도 감안해야 한다. 황희찬 못지 않은 견제를 당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냉철한 경기 운영이 더욱 요구된다.
신태용호의 중앙수비를 책임지는 '캡틴' 연제민(23·수원)에겐 '안정감'이 최우선이다. 팀 전체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포백라인의 리더로 안정적인 볼처리와 라인 관리가 필수다. 지난 이라크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실점하면서 승리 기회를 놓친 점은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했다. 연제민은 "대회에선 한 골만 실점해도 수비라인이 불안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우린 오랜기간 발을 맞춰왔다. 남은 경기에서 실점하지 않고 잘 할 수 있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이제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리우로 가는 길'의 마지막 직선주로에 선 4총사는 신태용호를 환희로 이끌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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