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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8강이다]선제골과 침대축구, 신태용호 4강행의 '더블 키워드'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1-21 19:56



예열은 끝났다.

반환점을 돈 올림픽 티켓 전쟁도 종착역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은 2승만 더 추가하면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린다.

다시 실전 모드다. 토너먼트의 첫 무대가 열린다. C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신태용호가 23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D조 2위 요르단과 격돌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강전이다.

8강전부터는 '단두대 매치'다. 승리하면 4강, 패하며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21일 D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호주가 탈락하면서 8강 상대로 요르단이 결정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신태용 감독도 "우리 입장에선 요르단은 호주보다 편하다"고 밝혔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신태용호가 앞선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1위, 요르단은 86위다. 올림픽대표팀간의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이 2승3무로 앞서 있다. 다만 가장 최근 대결인 지난해 1월 AFC 챔피언십 3-4위전에선 요르단과 120분 연장 혈투 끝에 득점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승부차기 승패의 경우 FIFA의 공식 기록은 무승부로 처리된다.

토너먼트는 전력도 전력이지만 변수와 싸워야 한다. 둥근 축구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자만은 금물이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한 순간도 집중력이 흐트러져서는 안된다. 치명적인 실수는 눈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한국과 요르단의 8강전을 관통하는 '더블 키워드'가 있다. 선제골과 침대축구다. 신태용호는 선제골에 사활을 걸고 있다. 먼저 골맛을 보면 경기 운영에 여유가 생긴다. 또 상대는 0대1로 패하든, 0대5로 지든 탈락은 마찬가지인만큼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펼칠 수밖에 없다. 그 틈새를 역이용해 추가골을 넣을 수 있다. 신 감독도 "8강에 대해서는 전혀 두려움이 없다. 선제골만 넣는다면 후반에 2, 3 골을 추가로 넣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팀이 선제골만 넣게 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상상하고 싶지 않은 그림이지만 만에 하나 요르단이 선제골을 터트린다면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도 있다. 극단적인 수비축구에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침대축구가 연출될 수 있다. 신태용호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 바로 침대축구다. 침대축구에 어린 태극전사들이 휘말려 흥분할 경우 한국 축구가 올림픽예선에서 20년 넘게 쌓은 공든탑이 무너질 수 있다. 신 감독은 "요르단에 선제골을 허용하면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중동팀에는 선제골을 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예멘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공격 2선의 핵 권창훈(22·수원)도 "침대축구를 조심해야 한다. 선제골을 넣으면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침대축구를 봉쇄하는 길은 선제골 뿐이다.


선제골을 위해서는 탄탄한 공수밸런스와 완급조절이 필수다. 공격과 중원, 수비 가운데 한 축도 무너져서는 안된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지나친 공격 축구도 독이다. 영리하게 밀고, 당기며 경기를 지배해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또 세트피스도 중요한 무기인만큼 백분 활용해야 한다.

신 감독은 "팀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하고자하는 의욕이 강하다. 8강전부터 더 보여줄 것이 많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시아에 배정된 3장의 올림픽 티켓 가운데 1장을 차지하기 위해선 8강 고개는 무조건 넘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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