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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친정팀 울산 만나는 이 용 "상주 승리 위해 뛴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1-19 20:50


◇상주 수비수 이 용이 19일 거제 고현공설운동장에서 진행한 동계 전지훈련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거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상주 상무 풀백 이 용(30)은 올 시즌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오는 2월 전역하는 수비수 강민수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 받았다. 7개월 앞서 친정팀 울산 현대로 먼저 돌아가는 선배를 부러워 할 틈이 없다. '캡틴'으로 거듭난 이 용은 '챌린지 챔피언' 상주가 클래식 잔류라는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달리는 선수단의 선봉에 서야 한다.

운명의 장난이 벌어졌다. 상주는 3월 13일 상주종합운동장에서 울산과 2016년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갖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군입대 선수는 원소속팀과의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이 바뀌면서 이 용도 울산전에 선발로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오는 9월 전역해 울산으로 복귀하는 이 용 입장에선 묘한 감정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돌아온 대답은 '명예에 살고 명예에 죽는' 군인다웠다. "전역 전까지 나는 상주 소속 선수다. 친정팀과 적으로 만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지만 상주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다.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울산에서도 만족할 것이다."

상주는 지난해 챌린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클래식 승격을 이뤄냈다. 하지만 올 시즌 전망이 밝진 않다. 시즌 개막 전부터 조동건 한상운 강민수 곽광선 이현웅 유수현 등 6명이 전역한다. 지난해 11월 선발된 16명의 '신병'이 가세하면서 빈 자리는 메워졌다. 오승훈 이웅희 조영철 박희성 등 수준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는 만큼 선수 구성은 여타 시도민구단에 밀릴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9월에 이 용 자신을 포함한 전역자가 또 발생한다. 매 시즌 지적 받는 고질적인 조직력 문제는 최대 불안요소다. 하지만 이 용은 "클래식 팀들에 비해 약해 보일 수도 있지만 선수 구성만 놓고 보면 강팀들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라며 "챌린지와 클래식이 다른 무대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쌓인 자신감을 동계 훈련 기간 잘 뭉친다면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용은 데뷔 때부터 주전 자리를 놓쳐본 적이 없다. 2010년 울산에서 데뷔해 매 시즌 2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입대 첫 해인 지난해에도 '신병'임에도 33경기에 나서 4도움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와 인연이 닿지 ?訪年? 이 용은 지난 2014년 10월 14일 코스타리카전을 끝으로 A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혜성처럼 등장해 이듬해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하면서 부동의 오른쪽 풀백으로 입지를 굳혔던 만큼 아쉬움이 클 법 하다. 이에 대해 이 용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정협이는 상주에서 뛰면서 기량을 입증해 호주아시안컵 무대를 밟았다"며 "소속팀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준다면 언제든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들어서는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수사불패의 정신은 클래식에서도 유효하다. 이 용은 상주의 돌풍을 이끄는 선봉장이 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거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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