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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가 새로운 고민에 맞닥뜨리게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현재 C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승점 6(2승)으로 이라크과 동률이지만 다득점(한국 7, 이라크 5)과 골득실(한국 +6, 이라크 +3)에서 앞섰다.
20일 새벽 C조 3차전으로 열리는 맞대결에서 조 1위의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1위가 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다.
냉철하게 주판알을 튕겨봐야 한다. 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돌입하는 게 유리한지 확인해야 한다. 조별리그 1위 통과의 유·불리 여부는 8강 상대가 되는 D조를 살펴보는 게 큰 의미는 없다.
C조 1위-D조 2위, C조 2위-D조 1위가 각각 맞붙는 8강 대진 일정상 막판까지 피터지게 싸워야 하는 D조를 바라보는 한국으로서는 나쁠 게 없다. 더구나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D조의 전력에서 8강행을 경합중인 요르단-UAE-호주가 딱히 변별력을 보이지 않았다. 이 가운데 호주와 UAE는 최근 친선경기에서 신태용호가 제압했던 상대여서 자신감이 있다. 신태용호는 지난해 10월 호주와의 2연속 친선경기에서 2대0, 2대1로 승리했고, 지난 4일 UAE와의 평가전서는 2대0으로 완승했다. 결국 한국 입장에서 D조의 혼돈은 오히려 반갑다.
관건은 4강전이다. 신태용호가 최하 3위를 목표한 이상 4강 상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이왕이면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게 낫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이 조 2위로 8강을 통과해 준결승에 오를 경우 A조 2위-B조 1위간 8강전 승자팀과 만나야 한다. 여기에 까다로운 상대 일본이 도사리고 있다.
결승행의 길목에서 전통적인 라이벌 빅매치 한-일전이라는 부담을 차치하더라도 현재 돌아가는 판도상 일본을 피하는 게 낫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16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2경기 만에 조 1위를 확정한 상태다. 2연승 승점 6을 확보한 일본은 2위 사우디아라비아(승점 2)와 승점차를 크게 벌려놓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B조 3차전에서 패하더라도 1위를 하게 돼있다.
그런 일본이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전력을 쏟아가며 무리할 필요가 없다. 8강 이후 일정을 감안하면 주축 멤버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페이스 조절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빠듯한 조별리그 일정에서 이런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다른 팀에 비하면 분명 유리한 대목이다.
여유를 누린 B조 1위 일본이 8강전에서 카타르, 이란, 시리아가 복마전을 치른 A조 누구와 만나더라도 준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더구나 일본은 북한과의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고전하는가 싶었는데 태국과의 2차전에서 4대0 대승을 하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16개국 가운데 UAE와 함께 유이한 무실점팀이기도 하다. UAE는 1승1무, 1득점-0실점이기 때문에 무실점 가치면에서 5득점-0실점인 일본에 크게 못미친다. 수비력에서 아직 확고한 안정감을 주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무실점 방어벽을 친 일본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축구협회는 A대표팀이 아닌 올림픽대표팀에 이례적으로 일식 전문 요리사를 파견해 '집밥'을 챙겨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래저래 사기가 충천한 일본. 무서워서가 아니라 목표를 위해서 돌아가는 것도 상책이다. 그래서 조 1위가 최선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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