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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같은 팀 선수인데 왜 TV에 안 나와?"
기회가 찾아왔다. 박준혁의 군입대로 골문 공백이 생겼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강원에서 활약하던 김근배를 영입하면서 전상욱과의 경쟁체제를 예고했다. 2주간 진행된 동계 전지훈련 기간 두 선수 모두 똑같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동계 훈련 결과에 따라 전상욱이 3년 만에 다시 '넘버원 골키퍼'로 컴백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상욱은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벤치에서 볼 때마다 프로 데뷔 시절 느낀 '뛰고 싶다'는 간절함이 샘솟았다. 올해는 내 자리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돌아보면 데뷔 때부터 경쟁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매 시즌을 준비할 때마다 큰 목표 대신 '한 경기라도 나서고 싶다'는 간절함이 크다"며 "나이를 먹다보니 훈련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순간 마저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간절함을 키운 것은 자신의 분신이다. 전상욱은 "딸이 지난해부터 축구를 보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황)의조나 (윤)영선이를 좋아하는데 경기장이나 TV에서 내 모습을 보기 힘드니 어느 순간 '아빠는 안 뛰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며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지 모르는 나이지만 이제는 그라운드에서 당당히 딸의 응원을 받으며 뛰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그는 "팀내 최고참인 만큼 실력으로 나를 증명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골키퍼는 체력보다 경험이 우선시 되는 몇 안되는 자리다. 내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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