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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 한국 축구가 호흡을 시작했다.
리우행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시아에 배정된 올림픽 본선 티켓은 3장이다. 조별리그에 이은 8강 통과는 기본이다. 4강을 넘어 결승에 안착하면 결과와 관계없이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다. 만약 4강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3-4위전에서 승리해야 리우행의 문이 열린다. 한 순간이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도, 놓아서도 안된다. 4년 전 런던올림픽의 환희인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재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아시아 무대를 넘어야 한다. 그 운명은 1월말 결정된다.
A대표팀인 슈틸리케호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수능이 기다리고 있다. 3월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 막을 내리는 가운데 8월 최종예선에 돌입한다. 사실 큰 걱정은 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팀의 골격을 완성됐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토트넘)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등 뼈대가 건재하고 이정협(부산) 이재성(전북) 권창훈(수원) 등 실험도 성공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도 안정과 실험을 동시에 추구하며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그림이다.
그러나 여전히 웃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외적으로는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각 팀마다 처한 현실은 모두 다르다. 기업구단과 시민구단이 같을 수 없다. 기업구단 가운데도 구단에 철학에 따라 모습이 다를 수 있다. 투자가 많으면 더할 나위 없지만 적으면 적은대로 1년 살림을 꾸려야 한다. 투자 못지 않게 경영 합리화와 재정 건전성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래야 건강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현재 K리그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성이다. 전북 현대, FC서울 등 몇몇 구단을 제외하고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구단이 절반 이상이다. 축구는 지구촌 스포츠 가운데 가장 보편화 된 종목이다. 국내에선 '5000만명이 축구 전문가'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축구를 아는 것과 구단 운영은 다르다. 몇몇 구단의 형태를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프로구단은 연간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을 쓴다. 시도민구단의 경우 혈세가 들어간다. 그러나 철학도, 비전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사익'을 챙기는 데 혈안이 돼 있는 '분'들이 꽤 있다. 돈이 줄줄 새는 소리가 들리지만 '떠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부작용은 축구 전문가를 꿈꾸는 청춘들이 발을 붙일 수 없는 것이다. '양의 탈'을 쓴 '자칭 전문가'들에 의해 꿈이 훼손되는 순간 K리그도 빛을 잃게 된다. K리그는 모든 구단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춰야 희망이 있다.
아울러 K리그 전 구단이 올 시즌의 목표를 '흥행'으로 잡았으면 한다. 외면받는 프로는 존재의 가치가 없다. 팬들이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결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풍성한 스토리로 팬심을 녹여야 한다. 꼴찌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 대한축구협회는 프로축구연맹과 함께 통합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팀과의 상생을 통해 K리그를 살리자는 것이 목적이다. 프로구단들도 화답해야 할 때다. 경쟁력있는 리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K리그 전 구성원이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2016년, K리그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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