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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신의손' 꿈꾸는 김로만의 청사진, 주전→태극마크→맨유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2-29 17:14 | 최종수정 2015-12-29 18:05


차세대 포항 수문장 김로만. 포항=김진회 기자

신의손 전 부산 골키퍼 코치(55·러시아명 발레리 사리체프)는 1990년대 초반 전대미문의 '0점대 실점률' 신화를 작성한 최고의 선수였다. K리그 역대 최고령 출전기록(44세 7개월 17일)도 보유하고 있다. 또 FC서울의 전신인 안양LG에 몸담고 있던 2000년 '귀화 1호 선수'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제2의 신의 손'을 꿈꾸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포항제철고 졸업 뒤 우선지명을 통해 곧바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포항의 차세대 수문장 김로만(19)이다. 스포츠조선은 29일 포항 송라클럽하우스에서 김로만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김로만은 한국인 아버지 김영식씨와 러시아인 어머니 김악사나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집 옥상에서 공을 차다 할아버지의 권유로 축구선수가 된 김로만의 포지션은 필드 플레이어였다. 그러나 스피드가 느린 것이 흠이었다. 김로만은 의정부 시흥초 6학년 때부터 골키퍼로 전향했다.

이후 골키퍼 매력에 푹 빠졌다. 김로만은 "상대 선수의 공을 막으면 기분이 좋다. 내가 중요한 슈팅을 막아내면 팀 승리를 이끌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로만은 이미 유명세를 탔다. 유럽형 외모도 그렇지만 기량이 동급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1m92, 82kg의 뛰어난 신체조건에다 순발력과 유연성을 갖춰 '리틀 야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 최우수 골키퍼상을 수상했다. 2015년 대교눈높이 고교 축구리그 후반기 왕중왕전에서도 최우수 골키퍼상을 받았다. 김로만의 장점은 페널티킥(PK) 선방력이다. 그는 "PK 막는 것을 잘 한다. PK를 즐긴다. 특히 공을 차기 전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질러서 공격수에게 심리적으로 압박을 준다. 또 키커가 공을 차기 전 끝까지 보고 공의 방향을 읽는다"고 말했다.

김로만이 그리는 청사진은 명확하다. 가장 먼저 주전 경쟁이 먼저다. 쉽지 않은 산을 넘어야 한다. 10년 째 포항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부동의 주전 골키퍼 신화용(32)이다. 김로만은 "프로에 살아남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신인이기 때문에 운동할 때 형들을 보며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올해 후반기 1군에서 훈련하기도 했던 김로만의 두 번째 꿈은 '태극마크'다. 그는 "포항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뒤 한국에서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중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김로만은 이중국적이 허용되는 특별귀화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정서상 한국을 선택해야 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세 번째의 꿈은 해외진출이다. 구체적으로 가고 싶은 팀도 있다. 세계 최고의 명문 맨유다. 그래서 김로만의 롤모델도 맨유의 주전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다. 김로만은 "데헤아와 외모, 체격이 비슷하다. 데헤아는 킥과 캐칭 능력이 좋다. 또 어린 나이에 맨유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며 웃었다.

순발력 향상을 보완할 점으로 꼽은 김로만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아직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1군에서 4달 정도 운동을 했다. 자신감은 올라왔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좀 더 적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포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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