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아이돌' 이대훈(23·한국가스공사)에게 첫번째 올림픽은 아픔이었다.
20세의 이대훈은 거칠 것이 없었다. 이미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을 모두 거머쥐었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참가한 2012년 런던올림픽. 58㎏에 참가한 이대훈은 체중 조절에 따른 컨디션 저하와 부상 등으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랜드슬램의 영광을 다음 올림픽까지 기다려야 했다.
체급을 올린 이대훈은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월드그랑프리까지 모두 거머쥐었다. 그의 시선은 올림픽을 향해 있다. 첫 관문을 통과했다. 이대훈은 10월17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리저널 아레나에서 열린 2015년 세계태권도연맹(WTF)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 첫날 남자 68㎏급 결승에서 이란의 신예 아볼파즐 야구비주이바리를 16대7로 완파하고 금메달과 상금 5000달러를 챙겼다.
상승세를 탄 이대훈은 12월7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살라 데 아르마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5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마지막날 남자 68㎏급 결승에서 개최국 멕시코의 사울 구티에레스를 연장 접전 끝에 8대7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대훈은 대회 우승으로 랭킹 1위로 올라서며 체급별 상위 6위까지 주어지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대훈은 이 같은 활약으로 코카콜라 체육대상 2015년 10월 MVP에 선정됐다.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이 주어진다. 이대훈은 "전혀 기대도 못했는데 코카콜라 체육대상 MVP 같은 큰 상을 받아 기쁘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보답은 올림픽 금메달이다. 이대훈은 세계 태권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8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시립극장에서 열린 2015년 세계태권도연맹(WTF) 갈라 어워즈 행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남자 선수로 뽑혔다. 축구로 치면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두 번 수상한 셈이다. 이대훈은 내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이 유력시된다. 큰 키에서 나오는 발차기가 특기인 그는 자기관리까지 뛰어난 선수다. 경기운영능력까지 원숙해지며 적수가 없다.
종주국인 한국에서도 그랜드슬래머는 은퇴한 문대성이 유일하다. 28세에 이룬 대업이었다. 이대훈이 내년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24세에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리우는 이대훈의 황제 대관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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