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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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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30)의 고민이 깊다.
지난 7월 엘자이시(카타르)에서 전북 현대로 단기 임대된 이근호는 올 시즌이 종료되면서 엘자이시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엘자이시의 반응이 미지근 하다. 현재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엘자이시는 이근호를 임대 보낸 뒤 새로운 아시아쿼터(아시아축구연맹 회원국 소속 선수 1명은 외국인 쿼터 예외)로 데려온 사르도르 라시도프(24·우즈베키스탄)가 최근 부진을 털어내고 11경기서 7골을 터뜨리며 맹활약 중이다. 엘자이시가 이근호를 복귀시켜 선수단에 등록시키려면 라시도프를 내보내야 한다. 그러나 리그 적응을 마친 뒤 무서운 속도로 골감각을 뽐내고 있는 라시도프를 내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엘자이시가 이근호의 복귀보다 결별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근호가 이적시장에 나올 기미를 보이자 주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활약상을 눈여겨 본 일본, 중동 클럽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 맹활약했던 이근호는 전북에 합류한 뒤 한동안 고전했으나, 15경기서 4골-1도움을 기록하면서 네 번째 우승에 일조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특유의 움직임과 골 결정력도 살아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준비 중인 팀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년 6월까지 이근호와 계약한 엘자이시가 책정한 고액의 이적료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근호 측은 조만간 카타르로 건너가 엘자이시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엘자이시가 양보를 해줄 지는 의문이다.
'재임대'가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엘자이시가 이근호의 이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전북을 포함한 타 구단에 재임대 뒤 완전이적 형식의 제안을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전북 잔류 뿐만 아니라 타 리그 이적 등 새로운 길이 열리는 만큼 이근호 측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근호 측 관계자는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까지 시간이 있다. 신중히 판단한 뒤 선택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북과의 짧은 동행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과연 이근호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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