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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 최용수 감독 "상당히 기쁜 하루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10-31 16:34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2015 FA컵 결승전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이 3-1의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최용수 감독이 우승컵을 들어올리자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0.31/

드디어 지난해의 한을 풀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울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년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인천 유니이티드를 3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998년 이후 17년 만의 우승컵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 팀을 이끌고 16년 만의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상대는 성남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세가 예상됐지만 120분 연장혈투 끝에 득점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2-4로 무릎을 꿇었다. 안방에서 성남의 우승 세리머니를 허망하게 지켜봐야 했다. 그 한을 풀었다.

최 감독은 "상당히 기쁜 하루다. 오랜기간 FC서울에 관심과 애정, 지지를 보내주신 허창수 구단주님에게 감사드린다. 공은 둥글기 때문에 어떤 이변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의 간절함이 그라운드에 묻어났다"며 "결과를 가져와야하는 토터먼트다. 지난해 실패를 노력과 끈기로 되돌렸다. 인천도 아름다운 도전을 했다. 오늘 우리는 바람을 잘 타듯이 경기 운영을 했다. 밀집수비에 선제골을 넣었다. 실점하는 순간 작년 생각도 났지만 극적인 골을 다시 넣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선수와 팬이다.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서울은 전반 32분 다카하기의 절묘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후반 26분 교체 투입된 인천의 이효균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지난해의 아픔은 반복되지 않았다. 서울은 후반 42분 해결사 아드리아노가 나섰다. 박용우가 필드 우중간에서 찍어 올려 준 공을 받아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오른쪽에서 코너킥에 나선 몰리나가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찬 공이 그림같은 궤적을 그리며 인천 골그물 왼쪽을 파고 들었다. 마침표였다.

최 감독은 "인천같은 수비조직력이 튼튼한 팀에는 득점하기가 쉽지 않다. 계속 두드렸다. 지난해 소극적인 운영으로 많은 팬들을 힘들게 했다.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주문을 했다. 선제 득점 이후 추가 득점이 나오면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선수들이 소극적이었다. 라인이 내려가면 동점골 내줬다"고 했다. 그리고 "'조금만 참자'라고 생각했다. 짧은 고비를 넘겼고, 이대로 질 수 없다는 투혼이 경기장에서 묻어나왔다. 나는 선수들을 향해 레이저를 쏘는 것을 자제하고 평정심을 유지했다. 어차피 연장에 가도 백업들이 주전 경쟁력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며 웃었다.

최 감독은 사령탑에 오른 후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2년 K리그 우승에 이어 2015년 FA컵 정상을 차지했다.

최 감독은 "3년 전 우승할 때는 걸출한 스트라이커인 데얀과 플레이메이커 하대성이 큰 힘이 됐다. 그런 멤버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최고의 선수, 최고의 팀 스피리트가 있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과도기에 있다. 사고를 열고, 가능성 있는 친구들에게 가급적 기회를 주려고 했다. 박주영 김치우 김진규 등 선배들이 잘해줬다. 특히 주영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지만 포항전에서 2골을 넣어 결승까지 올라왔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선수들이 바른 심성으로 따라와준 것이 고맙다"고 강조했다.

'주장' 차두리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은퇴한다. 처음이자 마지막 국내 무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해피엔딩을 장식했다. 최 감독은 "친구이자 후배였고, 늘 깊은 얘기를 나눴다. 3년 동안 함께 왔는데 고마웠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다. 선수들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두리는 한국 축구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제 끝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축구 선배로서, 한 사람으로서 잘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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