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휘슬이 울렸다. 학생들이 서로 중앙선에서 모였다. 가위바위보를 했다. 진 학생은 20m 뒤에 있는 끝선을 향해 달렸다. 이긴 학생이 뒤쫓았다. 끝선에 도달하기전 터치했다. 진 학생은 그 자리에서 스쿼트(기마자세를 취해 앉았다 일어났다하는 운동)를 했다. 이번에는 학생들을 스테이지별로 나눴다. 각 스테이지에는 술래가 앉아있었다. 자신들만 알고 있는 특정 숫자가 있었다. 학생들은 술래에게 귓속말로 숫자를 말했다. 틀리면 주사위를 던졌다. 주사위 숫자만큼 그 스테이지에 할당된 운동을 했다.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스쿼트 등을 했다. 숫자를 맞힌 학생은 상을 받았다. 학생들 모두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22일 서울 역삼초등학교(교장 김수기) 운동장은 신개념 학교체육 프로그램 '복스' 열풍으로 가득했다. 복스(boks)는 'build our kids' success(우리 아이들의 성공을 만들어라)'의 줄임말이다. 1986년 미국 보스턴의 워킹맘인 캐서린 털리가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여기에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리복이 함께해 '리복 복스 재단'을 만들어 보급에 나섰다. '활동적인 아이=활동적인 정신(Active Kids = Active. Minds)'이라는 원칙이 기본이다. 육체적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학습 성적과 신체, 정신들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는 것이다. 1986년 첫 출범 이후 현재까지 리복 복스 재단은 전세계 500개 이상의 비영리 단체와 협력하여 활동하고 있다.
효과는 뛰어나다. 복스를 도입한 역삼초등학교 학생들은 체력이 크게 좋아졌다. 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6학년 3반 김진영 선생님(29)은 "복스를 통해 학생들의 체력이 크게 늘었다. 0교시에 몸을 움직이면서 두뇌 회전에도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여기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한 습관도 들여 학부모님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김세현 군은 "복스를 하기 전에는 피곤해서 늦잠을 자고 졸기도 했다. 하지만 복스를 한 후에는 집중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유진 양은 "체력이 좋아져서 수업시간도 즐겁다"며 "성적도 올랐다"고 자랑했다. 강승모 군은 "여러가지 운동을 경험해서 재미있다"고 했고, 장한이 양은 "아침이 알차다. 협동심도 생겼다. 몸이 건강해지고 정신도 맑아졌다"고 자랑했다.
현재 리복은 전국(서울·강원·제주·경기·부산) 89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용품 지원을 하는 등 복스 프로그램 보급에 힘쓰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