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유스시스템의 힘, 세계가 놀랐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10-22 07:03


◇오세훈(왼쪽 두 번째)이 21일(한국시각) 칠레 라세레나의 에스타디오라포르타다에서 가진 기니와의 2015년 FIFA U-17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많은 이들이 브라질, 잉글랜드가 잘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더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리더가 될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세계의 눈이 '리틀 태극전사'에게 쏠려 있다.

21일(한국시각) 칠레 라세레나의 에스타디오 라 포르타다에서 펼쳐진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최진철호가 기니를 1대0으로 제압하며 16강행을 조기 확정짓자 현장 외신 취재진은 이승우(바르셀로나)에게 '브라질, 잉글랜드가 포함된 조에서 한국이 1위를 하고 있는 게 신기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승우의 답변엔 자신감이 넘쳤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조 최약체'로 지목됐던 최진철호가 세계를 놀라게 한 배경은 무엇일까.

'메이드 인 K리그'가 주축이었다. '우승 후보' 브라질을 격침시킨 장재원과 도움을 준 이상헌은 울산 현대 18세 이하(U-18) 유스팀인 현대고 출신이다. 기니와의 2차전에서 결승골의 시발점이 된 패스를 내준 박상혁과, 오세훈에게 킬 패스를 내준 유주안은 수원 삼성의 유소년 클럽인 수원 매탄고에서 활약 중이다.

이번 대회에 나선 21명의 '리틀 태극전사' 가운데 K리그 유소년 클럽에 소속된 선수는 모두 16명이다. 이들 중 11명은 중학교 때부터 K리그 유소년 클럽에서 성장한 선수들이다. 울산, 수원 등 '빅클럽 유스' 뿐만 아니라 광주 유소년팀인 금호고 소속 김정민, 인천 유스팀 대건고의 일원인 박명수 김진야 등 시도민구단 클럽 산하 유스팀에서도 세계에서 통하는 재목을 길러냈다.

K리그 유소년 클럽 시스템은 지난 2008년 출범, 현재 8년째를 향하고 있다. 지난 6월 현재 K리그 소속 22개 구단(이랜드 제외) 산하의 유소년 클럽에서 체계적인 육성을 받는 선수는 총 2284명(U-18팀 755명·U-15팀 887명·U-12팀 642명)에 이른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이광종호는 K리그 유스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광종호가 쓴 신화가 최진철호의 쾌속질주로 이어지면서 K리그 유스 시스템의 힘이 빛을 발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골든에이지'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축구협회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은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시작됐다. 기존 각급 대표팀 상비군 육성 시스템을 각 시, 도 축구협회 및 지역지도자들과 협업 형태로 바꿔 해당 연령대 선수들을 발굴 중이다. 또 최상위 대표팀인 A대표팀의 운영 철학 및 지향점을 각 연령대 별로 공유하며 '동반성장'을 꿈꾸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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