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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레버쿠젠 복귀'류승우"골 자신감+태극마크 무게감"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10-15 07:39



"자신감을 충전해서 돌아갑니다."

올림픽대표팀 공격수 류승우(22·레버쿠젠)가 14일 오후 소속팀 인천공항을 통해 레버쿠젠으로 돌아갔다. 같은날 독일로 돌아가는 '선배' 구자철이 '후배' 류승우를 향해 "잘하라"며 따뜻한 격려의 인사를 건넨 후 먼저 출국장을 나섰다. 류승우는 "(구)자철이형이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따뜻하게 잘 챙겨주신다"며 웃었다. 'A대표팀의 에이스' 구자철(26·아우크스부르크)은 지난 9일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쿠웨이트 원정에서, '올림픽대표팀의 에이스' 류승우는 12일 호주와의 2차 평가전에서 나란히 골맛을 봤다. 10월의 '단비'같은 골은 개인, 팀 모두에게 '선물'이었다. 낯선 독일 땅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해온 젊은 선수들이 환한 표정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류승우는 지난해 12월 19일 브라운슈바이크 임대 시절 골맛을 본 후 10개월만에 골을 재가동했다. "한국에서 처음 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말로는 유럽파이고, 레버쿠젠이라는 좋은 팀에 있는 만큼 부담감도 있었다. 재미있게, 행복하게 경기하고 간다"는 소감을 밝혔다. "개인적으로 100%를 보여드리지는 못했지만,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초호화군단 레버쿠젠에서 올시즌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지만 류승우는 늘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꿈을 한시도 잊은 적 없다. 프로로서 철저한 몸 관리가 습관처럼 배있다.지난 4월, 부상으로 신태용호 합류가 불발된 후 수원고 시절부터 함께해온 허 강 본스포츠컨디셔닝센터장에게 SOS를 쳤다. 허 센터장이 직접 독일 현지로 날아가 재활을 도울 만큼 몸 관리에 공을 들였다. 하루 1시간 30분의 개인훈련도 빼놓지 않는다. 남모르는 노력은 통했다. 호주와의 2연전에서 류승우는 절박하게 뛰었다.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량을 과시했다. 유려한 드리블과 반박자 빠른 패스 스킬은 여전했다. 경기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근 유럽챔피언스리그 등 일주일에 3경기, 살인일정을 소화하는 탓에 레버쿠젠의 팀 훈련 강도는 그리 세지 않다. 류승우는 부족한 훈련량을 독한 개인훈련으로 메워가고 있다. "심적으로 힘들지만, 경기를 해야할 상황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에 개인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빠르고 스마트하고 많이 뛰는 공격축구에 최적화된 선수다. 류승우는 "레버쿠젠과 올림픽대표팀의 축구 스타일은 다르지만 비슷한 면도 있다"고 했다. "신 감독님은 최후방부터 촘촘한 빌드업과 패스워크를 요구하신다. 레버쿠젠은 선이 굵은 스타일의 축구다. 그러나 수비시의 전방압박이나 강력한 공격 성향. 활동량, 템포 등은 비슷한 측면이 많다"고 분석했다.

류승우는 호주와의 2연전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치열한 볼다툼속에 호주 선수의 종아리를 밟은 장면은 옥에 티였다. 현장 목격담에 따르면, 부상에 이를 만큼 고의로 세게 눌러 밟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인지한 순간, 발을 재빨리 빼지 않은 것은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이었다. 처음으로 악플 공세에 시달리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류승우는 변명하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100% 내가 잘못한 일이기 때문에 질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경기에서 맞닥뜨린 비난 여론은 올림픽대표팀과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나의 잘못된 행동이 팀과 감독님께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죄송했고, 깊이 반성했다. 올림픽대표팀에 대한 축구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실감했다. 이번 일을 거울 삼아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호주 2연전에서 얻은 골 자신감으로 소속팀 레버쿠젠에 복귀한다. "모든 축구선수의 꿈은 태극마크이고, 목표는 A대표팀"이라면서도 현재 자신의 축구에 집중할 뜻을 비쳤다. "나는 현재 올림픽대표팀 선수다. 더 잘해서 이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 A대표팀에 발탁되려면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어야 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를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은 팀 훈련에 충실하게 참여해, 슈미트 감독님의 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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