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 없는 현대家 더비 '버텨야 산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9-08 08:25


◇골키퍼 김승규(왼쪽)와 권순태(오른쪽 두 번째)가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진행된 A대표팀 훈련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창끝은 날카롭다. 그런데 방패가 없어졌다.

올 시즌 세 번째 '현대가 더비'를 앞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주소다. 울산은 김승규, 전북은 권순태가 슈틸리케호에 합류해 레바논으로 떠났다. 두 팀은 9일 오후 7시30분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를 치른다. 울산은 김신욱, 전북은 이동국이라는 K리그 신구 대표 공격수들이 버틴 팀이다. 화끈한 화력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윤정환 울산 감독이나 최강희 전북 감독의 고민이 적지 않다. 아무리 화력이 좋아도 뒷문 단속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서는 승부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울산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전북전에 나설 수 있는 골키퍼는 송유걸과 장대희 단 두 명 뿐이다. 지난 6월 17일 전북전에 나섰던 또 다른 골키퍼 이희성이 안면 골절로 이탈하면서 자리가 빈 상황이다. 송유걸은 지난 5월 25일 포항전에 나섰으나 실책을 연발한 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인 장대희는 아직 실전 경험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전북도 사정이 썩 좋진 않다. 전북은 지난해 권순태가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하기 전까지 골문을 책임졌던 홍정남에게 바통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홍정남은 올 시즌 유일한 출전이었던 6월 6일 FC서울전에 나서 2실점을 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뒤를 받치는 김태호와 황병근은 출전기록이 없다.

울산은 '트윈타워' 김신욱 양동현의 출전 분배로 새롭게 승부수를 만들어가고 있다. 여름에 보강한 코바와 조영철에 잠시 부진했던 제파로프까지 살아나면서 공격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북은 이동국을 정점으로 이근호 한교원에 레오나르도, 루이스, 우르코 베라 등 외국인 트리오를 앞세운 가공할 공격력이 여전하다.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선 전북이 울산에 모두 2대1로 승리했다. 이번에도 충분히 난타전을 점칠 수 있는 상황이다.

울산은 임창우의 부재라는 또 다른 악재가 있다. 하지만 오른쪽을 커버 가능한 정동호와 왼쪽에 투입될 이명재로 충분히 수비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중앙에는 노련한 센터백 김치곤과 장신 수비수 김근환이 역할을 분담할 전망이다. 전북은 김기희 이재성이 A대표팀 합류로 제외되나 공수 모두 누가 나서도 커버가 될 만큼 탄탄한 자원이 버티고 있다. 양팀 모두 상대 공격력과 골문 부재를 염두에 두고 수비 조직력을 극대화해 틈을 주지 않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90분의 그라운드는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끝까지 버텨야 살아남는 승부다. 세 번째 현대가 더비가 다가오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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