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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회장 폭로 배경과 향후 전망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9-03 16:37 | 최종수정 2015-09-04 08:40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3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정 명예회장.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03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 부회장(64)이 3일 전격적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밀어주기 정황을 폭로한 배경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째로 플라티니 우세론에 대한 견제 효과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정 선거운동의 당사자', '자만심' 등의 강한 표현을 써가면서 플라티니 회장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불법추천서 강요행위의 최대 수혜자는 플라티니"라고 했다. 정 회장은 AFC 회장이 플라티니 회장을 지지하는 추천서를 발송한 것이 플라티니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그러나 "대륙연맹들이 광범위하게 서한을 돌렸는데 과연 플라티니가 몰랐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배후에 플라티니 회장이 있다고 기정사실화했다. 플라티니 회장과의 개인적 대화까지 공개했다. 정 회장은 "'당신은 1998년 회장 선거가 프랑스에서 할때 블래터를 적극 도와서 FIFA에 들어가지 않았나, 블래터에게 문제가 있으면 당신에게도 문제있는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모른다고 하더라. 항상 모른다고 하는데 지금 회장 선거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정말 몰랐는지에 대해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보도를 보면 블래터와 플라티니 사이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였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한다. 갑자기 블래터의 에너미가 되는게 유행인 것처럼 됐다"고 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FIFA 회장 후보다. AFC를 비롯한 남미축구연맹(CONMEBOL) 등 여러 대륙에서 지지의사를 밝혔다. 정 회장은 이번 폭로를 통해 부정 선거운동을 차단하고 플라티니 우세론을 견제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FIFA에 정식 조사를 요청한 것 역시 내부적으로 플라티니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FIFA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수 있다.

두번째는 깨끗한 이미지의 부각이다. 정 회장이 이번 FIFA 회장 선거에 뛰어들며 내세운 가장 큰 이미지는 '투명성'과 '책임감', 그리고 '개혁'이었다. 그는 FIFA 회장 출마를 선언하며 "몇 십 년 간 계속 팽창하고 있는 FIFA의 부패문제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FIFA에 '상식'과 '투명성' 그리고 '책임성'을 되살릴 리더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의 핵심은 블래터 회장이 40년 간 구축해온 부패 체제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냐 말 것이냐이다. 조직의 지도자가 스스로를 조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조직은 부패하기 시작한다. 난 FIFA 회장이 된다면, 4년 임기 한 번만 회장직을 맡을 것이다. FIFA를 4년 안에 바꿀 수 있다. 세계 모든 축구팬들에게 약속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회장은 선거를 혼탁하게 만드는 FIFA와 AFC, 플라티니 회장에 대해 비판했다. 특히 경쟁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한 부분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번 폭로를 통해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계산법이다. "이번 선거에서 투명성이 중요한데 지난 7월 블룸버그에서 인터뷰한 것 처럼 회장 후보가 같이 모여서 토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다른 회장후보로 유력한 지쿠가 이메일로 제안을 해왔다. 후보들간에 공개 토론회도 고민하고 있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주사위는 정 회장을 떠났다. 정 회장은 'FIFA가 추천서를 실제로 수신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내가 아니라 제롬 발케 사무총장에게 묻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힘이 센 유럽의 프로연맹도 탄압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이 FIFA"라며 "FIFA가 이번 사건에 대해 신속한 조사를 해줘야 할 것 같다. 모든 자료가 FIFA 사무국에 있는만큼 윤리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가 신속한 조사하고 현황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무효화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건의 주체인 AFC를 압박한 틈을 타 주변국에 대한 지지 요청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일본축구협회가 자발적으로 (플라티니 회장에 대한) 지지선언을 한 것이 아니다. 일본축구협회의 반응을 보면 신중한 모습이다. 아직 결정 안했다. 언론에서는 일본이 한국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일본 측과 대화를 더 이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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