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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대표적으로 가난한 팀이다.
한때 급한 불을 끄는 듯했지만 현재 2개월치 급여가 계속 밀린 상태다. 어디서 도깨비 방망이가 떨어지지 않는 이상 달만 바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급여일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런데도 선수단은 올 시즌 상반기를 성공적으로 보냈다. 재정형편, 시즌 준비시간 등을 감안하면 강등권을 면하는 것만 해도 성공적이다. 한발 더 나아가 상위 스플릿까지 노리는 위치에 섰다.
초보 김도훈 감독을 비롯해 다른 팀에서 설움받았던 선수들이 똘똘 뭉친 덕분이다. 언제 흔들릴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인천 선수단은 '돈'보다 출전기회-승리의 기쁨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자린고비 전력보강은 카드 돌려막기와 비슷했다. 인천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이효균과 미드필더 이슬기에 이어 일본 출신 외국인 선수 와다 도모키를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 구단은 돈 한푼 허비하지 않았다. 사실 쓸 돈도 없다.
이효균은 K리그 챌린지 안양FC로 올해 초 임대했다가 다시 복귀시킨 케이스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원식의 부담을 덜어줄 선수로 영입된 이슬기와 김 감독이 보강하고 싶어했던 공격형 미드필더 와다는 순수 영입자원이다.
특히 와다는 아무리 무명급이라지만 그래도 물건너 온 선수다. 김 감독이 일본까지 날아가 관찰한 뒤 선택할 정도라면 무작정 '싼맛'에 데려올 수는 없다.
이들을 보강하는데 역시 따로 들인 돈은 없었다. 인천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일종의 돌려막기를 했다. 인천은 수비수 윤주열과 미드필더 이중권을 내셔널리그 천안시청으로 임대했다. 임대료를 받는 것도 아니다.
대신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 인천에서 자리를 얻기 힘든 선수를 억지로 붙잡아 두느니 기회를 보장받는 팀으로 보내는 게 선수의 정신건강에도 좋다. 이 과정에서 선수단 지급해야 할 급여에 여유가 생겼다. 이른바 '돈이 굳은' 것이다. 인천은 이 '굳은 돈'을 와다와 이슬기의 급여로 충당하니 남는 것도, 모자랄 것도 없었다.
인천 구단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프로 세계에서 이런 방식의 전력보강이 정답은 아니다. 과연 인천의 이런 실험이 '싼 게 비지떡'으로 끝날 것인가. 인천의 하반기가 주목받는 이유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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