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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MF'김영욱" 전남불패?질것같은 느낌이 안든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8-12 17:37



지난달 26일 '철인 수문장' 김병지(45·전남 드래곤즈)의 K리그 700경기, 전남은 안방에서 제주를 상대로 3대1로 승리했다. 10경기 무승 징크스를 날린 값진 승리였다. '병지삼촌'은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며 후배 미드필더 김영욱(24)을 향해 엄지를 번쩍 들어올렸다. 노상래 전남 감독 역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애제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흐뭇함을 표했다. 기자회견에서 승리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서슴지않고 말했다. "오늘 중원에서 김영욱이 잘해줬다."

전남 유스 출신 김영욱은 '골잡이'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의 절친 동기, '광양루니' 이종호(23·전남)의 1년 선배다. 2009년 광양제철고의 주장으로, 전남 유스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2010년 전남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원클럽맨으로 프로 6년차에 100경기를 넘어섰다. 또박또박 자신의 길을 걸어왔지만, 고교 에이스 출신 김영욱에게도 프로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올시즌 전남 지휘봉을 잡은 노 감독은 '김영욱 부활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리그 최강의 중원을 자랑하는 포항, 제주전에서 노 감독은 어김없이 김영욱을 투입해 맞불을 놓았다. 곱상한 얼굴에 터프하게 볼을 찬다. 노 감독은 스피드, 수비력, 활동량을 갖춘 김영욱에게 영리한 공격, 반박자 빠른 움직임을 끊임없이 주문했다. 훈련때마다 "영욱아! 영욱아!" 하는 노 감독의 불호령이 끊이지 않았다. 리그 초반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부담감이 컸던 탓인지 100%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평래, 정석민, 이창민 등과 매경기 주전경쟁을 펼쳐야 했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제주전, 김영욱은 달라졌다. "감독님이 다음에 또 기회를 주실 때 고민하시지 않도록 남몰래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고 했다. 이지남, 최효진 등 선배들 역시 김영욱을 독려했다. "네 스피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어, 너는 장점이 뚜렷하니까, 볼 잡으면 치고 나가. 편안하게 해." 든든한 선배들의 조언은 힘이 됐다. 부담감을 내려놓은 김영욱은 이날 중원에서 편안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펼쳐보였다.

김영욱은 "제주전을 앞두고 감독님이 선수단 앞에서 영욱이는 무조건 선발이니 준비하라고 말씀하셨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경기에서 날 선택해준 감독님의 마음, 믿음을 느꼈다"고 했다. 6년차 김영욱은 프로의 담금질속에 단단해졌다. "나는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의 마음을 안다. 벤치의 동료들 표정을 보면 내 표정 같다. 경기장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훈련장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고 했다.

전남은 3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김영욱이 전남 유니폼을 입은 후 이렇게 좋은 분위기가 이어진 적은 처음이다. '원클럽맨' 김영욱에게 달라진 전남의 비결을 물었다. "예전의 전남은 전반기에 잘 나가다 후반기에 처지는 경향이 있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균형이 잡혀 있다. 수비는 수비대로 지켜주고, 공격은 공격대로 해결해준다"고 했다. '이기는 습관'을 이야기했다. "'어느 팀과 마주쳐도 우리가 질 이유가 뭐가 있어?'라고 생각한다. 골을 먹어도 이길 것같은 믿음이 있다. '이기는 습관'이 붙었다. 그라운드에 서면 질것같은 느낌이 하나도 안든다. 예전에는 비겨도 잘한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비기면 화가 난다. 특히 홈에서는 절대 안 진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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