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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철인 수문장' 김병지(45·전남 드래곤즈)의 K리그 700경기, 전남은 안방에서 제주를 상대로 3대1로 승리했다. 10경기 무승 징크스를 날린 값진 승리였다. '병지삼촌'은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며 후배 미드필더 김영욱(24)을 향해 엄지를 번쩍 들어올렸다. 노상래 전남 감독 역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애제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흐뭇함을 표했다. 기자회견에서 승리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서슴지않고 말했다. "오늘 중원에서 김영욱이 잘해줬다."
김영욱은 "제주전을 앞두고 감독님이 선수단 앞에서 영욱이는 무조건 선발이니 준비하라고 말씀하셨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경기에서 날 선택해준 감독님의 마음, 믿음을 느꼈다"고 했다. 6년차 김영욱은 프로의 담금질속에 단단해졌다. "나는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의 마음을 안다. 벤치의 동료들 표정을 보면 내 표정 같다. 경기장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훈련장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고 했다.
전남은 3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김영욱이 전남 유니폼을 입은 후 이렇게 좋은 분위기가 이어진 적은 처음이다. '원클럽맨' 김영욱에게 달라진 전남의 비결을 물었다. "예전의 전남은 전반기에 잘 나가다 후반기에 처지는 경향이 있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균형이 잡혀 있다. 수비는 수비대로 지켜주고, 공격은 공격대로 해결해준다"고 했다. '이기는 습관'을 이야기했다. "'어느 팀과 마주쳐도 우리가 질 이유가 뭐가 있어?'라고 생각한다. 골을 먹어도 이길 것같은 믿음이 있다. '이기는 습관'이 붙었다. 그라운드에 서면 질것같은 느낌이 하나도 안든다. 예전에는 비겨도 잘한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비기면 화가 난다. 특히 홈에서는 절대 안 진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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