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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 것이 없었던 '슈틸리케 매직'이 마지막 관문 앞에서 주춤했다. 한-일전 무승의 늪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도 넘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산만했다. 북한에 1대2로 역전패 하며 꼬이기 시작했다. 1993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만들어진 이래 일본이 FIFA랭킹 100위권 밖 팀에게 패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의 FIFA랭킹은 129위다. 일본 언론은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할릴호지치 감독의 변명에 비판 일색이었다. 3일 훈련 중에는 할릴호지치 감독과 일본축구협회 관계자간의 마찰도 있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다이니 구니야 일본축구협회장에게 "일본 축구의 위기다. 뭔가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열변을 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니야 일본축구협회장은 "만약 3연패를 할 경우 변화가 있을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사실상 한-일전 결과를 보겠다는 통첩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러한 분위기를 결과로까지 만들지는 못했다. 중국전과 비교해 8명의 엔트리를 교체했다. 실험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내용면에서 압도했지만 분명 승점 3점을 얻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반면 할릴호지치 감독은 한-일전 무승부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 브라질월드컵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당시 알제리를 이끌던 할릴호지치 감독은 벨기에와의 1차전 패배 후 자국 언론과 싸웠다. 이후 2차전에서 한국을 4대2로 꺾으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번에도 1대1 무승부로 반전에 성공했다. 수비 전형에 변화를 주며 민첩하게 대응했다. 북한전보다는 나아진 경기력을 펼쳤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잠시나마 일본 언론의 공격을 피해 갈 수 있게 됐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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