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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난에도 2위, 수원의 저력은 '과감한 변화'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7-28 13:41 | 최종수정 2015-07-29 08:14



K리그 클래식 전반기 최고의 매치로 꼽혔던 전북전은 아쉽게 패배로 끝났다.

수원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클래식 23라운드에서 전북에 1대2로 역전패했다. 아쉬움이 컸다. 2위 수원(승점 40)과 선두 전북(승점 50)의 승점 차가 10점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서정원 수원 감독은 전북전을 통해 또 다른 희망을 발견했다. "올해 수원이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많이 발견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선수들의 숨겨진 능력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서 감독은 전북전에서 J리그로 이적한 정대세(시미즈)의 빈 자리를 서정진으로 메웠다. 당초 원톱 경험이 있는 염기훈이 아닌 서정진 제로톱 카드를 꺼내든 것은 묘수였다. 서정진은 전북의 양 측면을 침투하며 중앙의 공간을 열어줬고 그 공간을 노린 산토스가 선제골을 넣었다. 전북을 상대로 수원이 공격을 주도한 것도 서정진의 역할이 컸다.

팀은 패했지만 서정진의 변신에 서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진이가 작은 선수지만 빠르고 드리블 능력도 있다. 몸싸움도 된다. 작은 선수는 원톱에서 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상대의 허를 찌르기 위해 서정진을 공격수로 변신시켰다. 짧은 시간 훈련했지만 정진이가 전북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서정진의 제로톱 활용은 추후 전술 운용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서 감독은 "일리안이 원톱 자원이지만 섀도 공격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전술적으로 서정진의 활용 폭이 넓어질 것 같다. 후반기에도 서정진이 원톱으로 서는 경기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감독은 전북전 뿐만 아니라 전반기에 포지션 변화로 큰 재미를 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말라가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얇은 선수층을 활용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멀티 포지션을 주문했다. 왼쪽 풀백인 양상민을 중앙 수비수로 변신시켰고, 염기훈에게 원톱 역할도 맡겼다. 부상 변수도 포지션 변화로 맞섰다. 시즌 초반에 수비형 미드필더 오장은과 김은선이 장기 부상을 하자 풀백인 오범석과 중앙 수비수인 조성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시켰다. 장고 속에서 나온 결과물이었고, 상상 이상의 수확을 거뒀다. 양상민은 두 포지션을 오가며 맹활약 중이다. 조성진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이후 김은선의 공백을 깔끔하게 메우고 있다. 불안했던 수비도 조성진의 활약에 안정세를 찾았다. 서 감독은 "조성진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중앙 수비보다 더 잘 어울릴만큼 잘해주고 있다"면서 "선수들이 많은 능력이 있지만 많이 발산하지 못하고 있다. 지도자는 그 잠재력을 어떻게든 끌어내야 한다. 올해 선수들이 많이 이탈하면서 우연찮게 선수들의 포지션을 많이 바꿨는데 그 선수들이 잘해줘 어려운 시기에 버틸 수 있었다. 포지션 변화를 과감하게 하면서 얻은 게 많다"고 설명했다. 포지션 변화는 수원이 주전들의 줄부상에도 전반기를 2위로 마칠 수 있었던 비결이자 서 감독이 전반기에 거둔 최고의 수확이었다. "선수들에게 '다시 가다듬고 전북전 패배를 가슴에 담아 계속 추격하자.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휴식기 동안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전북을) 추격하겠다." 포지션 변화와 외국인 공격수 일리안의 합류로 힘을 얻은 서 감독은 후반기 역전 우승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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