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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빌딩' 리버풀, 이번에 성공할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7-26 08:32


ⓒAFPBBNews = News1

올여름 가장 뜨거운 클럽은 단연 리버풀이다.

6위에 그치며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 리버풀은 폭풍 영입에 나섰다. 경질설을 딛고 다시 한번 리버풀 운영진의 신임을 얻은 브렌단 로저스 감독은 또 한번의 리빌딩을 단행했다. 대니 잉스, 호베르투 피르미누, 제임스 밀너, 나다니엘 클라인, 아담 보그단, 조 고메스, 바비 아데카네, 크리스티앙 벤테케까지 무려 8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최전방부터 골키퍼까지 전포지션에 걸쳐 고른 보강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리버풀의 행보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다. 지난시즌 실패를 교훈으로 삼은 듯 하다. 리버풀은 지난시즌 루이스 수아레스를 바르셀로나로 보내며 벌어들인 수익으로 무려 9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쓴 금액만 해도 1억파운드(약 1812억원)가 넘는다. 하지만 엠레 찬 정도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마리오 발로텔리의 경우 재앙에 가까운 활약을 보였다. EPL 보다는 타리그 출신들을 선호했던 로저스 감독은 올여름 모험 보다는 안정 쪽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일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험이 풍부한 선수 위주로 영입에 나섰다. 잉스, 밀너, 클라인, 보그단, 벤테케 등은 모두 EPL에서 잔뼈가 굵다. 중복 영입 없이 팀에 필요한 포지션 위주로 데려왔다는 점도 눈에 띈다. 팀을 떠난 스티븐 제라드, 글렌 존슨, 라힘 스털링의 공백을 메워줄 대체자를 모두 확보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밀너, 잉스, 클라인이 모두 잉글랜드 출신이라는 점이다. 올시즌 EPL은 25명의 명단 중 최소 8명의 홈그로운 선수가 등록되어야 한다. 이 홈그로운 제도로 인해 수준급 잉글랜드 선수들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맨시티로 떠난 스털링의 몸값은 무려 4900만파운드(약 888억원)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밀너와 잉스라는 두 특급 잉글랜드 선수를 이적료 한푼 없이 영입한 리버풀은 올여름이적시장의 승자로 평가할만 하다. 이미 밀너, 잉스 등 영입파는 프리시즌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리버풀은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던 공수의 핵심 조던 헨더슨-마르틴 스크르텔과의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물론 또 한번의 리빌딩을 단행한 리버풀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리버풀에서 단장을 맡기도 했던 대미언 코몰리는 "선수단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는 리버풀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지난 시즌에 이어 다음 시즌에도 이 많은 변화가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지난 시즌 수아레스를 팔고 9명을 영입했던 리버풀에겐 큰 위험부담이 있었다고 본다. 이제 또 다시 많은 변화를 가져가 리빌딩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확률이 떨어지는 도박과도 같다"고 했다. 팀의 레전드인 제이미 캐러거 역시 로저스 감독의 폭풍 영입에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코몰리가 언급한대로 리버풀이 영입한 선수들은 분명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다. 전술적으로도 다양한 옵션이 늘어났다. 밀너는 공격과 미드필드의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밀너의 존재로 전술 운용폭이 넓어졌다. 헨더슨과 밀너가 구성한 중원은 기술과 기동력을 두루 갖춘 매력적인 조합이다. 잉스는 결정력과 기술을 두루 갖췄다. 클라인은 존슨이 맡던 오른쪽 측면을 책임진다. 존슨의 노쇠화가 두드러졌던만큼 리버풀의 오른쪽 수비는 한층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또 다른 꿀영입 피르미누는 스털링의 후임 역할은 물론 수아레스가 떠나며 약화된 결정력과 창의력, 파괴력을 모두 더할 수 있는 선수다.

다음시즌 리버풀의 키는 벤테케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버풀은 벤테케를 위해 바이아웃 금액인 3250만파운드(약 582억원)를 지불했다. 리버풀은 지난시즌 최전방 공격수 부재에 시달렸다. 다니엘 스터리지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발로텔리와 램버트는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특급 공격수를 찾았던 리버풀은 세시즌 연속 두자리수 득점에 성공한 벤테케에 올인했다. 득점력만큼 검증된 벤테케는 분명 매력적이다. 문제는 리버풀의 전술에 얼마나 녹아들 수 있으냐 이다. 벤테케는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다. 괴물 같은 피지컬을 바탕으로 공중볼, 몸싸움, 슈팅력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하지만 연계력은 다소 떨어진다. 짧은 패스를 중시하는 로저스 감독의 축구와는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 벤테케가 이 부분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비슷한 스타일이었던 앤디 캐롤의 재양을 재현할 수도 있다.

새얼굴이 가세한 리버풀은 분명 지난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됐다. 가장 변화의 폭이 컸던만큼 리버풀은 다음시즌 EPL 순위 싸움의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달라진 리버풀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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