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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가장 뜨거운 클럽은 단연 리버풀이다.
일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험이 풍부한 선수 위주로 영입에 나섰다. 잉스, 밀너, 클라인, 보그단, 벤테케 등은 모두 EPL에서 잔뼈가 굵다. 중복 영입 없이 팀에 필요한 포지션 위주로 데려왔다는 점도 눈에 띈다. 팀을 떠난 스티븐 제라드, 글렌 존슨, 라힘 스털링의 공백을 메워줄 대체자를 모두 확보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밀너, 잉스, 클라인이 모두 잉글랜드 출신이라는 점이다. 올시즌 EPL은 25명의 명단 중 최소 8명의 홈그로운 선수가 등록되어야 한다. 이 홈그로운 제도로 인해 수준급 잉글랜드 선수들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맨시티로 떠난 스털링의 몸값은 무려 4900만파운드(약 888억원)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밀너와 잉스라는 두 특급 잉글랜드 선수를 이적료 한푼 없이 영입한 리버풀은 올여름이적시장의 승자로 평가할만 하다. 이미 밀너, 잉스 등 영입파는 프리시즌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리버풀은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던 공수의 핵심 조던 헨더슨-마르틴 스크르텔과의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물론 또 한번의 리빌딩을 단행한 리버풀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리버풀에서 단장을 맡기도 했던 대미언 코몰리는 "선수단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는 리버풀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지난 시즌에 이어 다음 시즌에도 이 많은 변화가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지난 시즌 수아레스를 팔고 9명을 영입했던 리버풀에겐 큰 위험부담이 있었다고 본다. 이제 또 다시 많은 변화를 가져가 리빌딩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확률이 떨어지는 도박과도 같다"고 했다. 팀의 레전드인 제이미 캐러거 역시 로저스 감독의 폭풍 영입에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다음시즌 리버풀의 키는 벤테케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버풀은 벤테케를 위해 바이아웃 금액인 3250만파운드(약 582억원)를 지불했다. 리버풀은 지난시즌 최전방 공격수 부재에 시달렸다. 다니엘 스터리지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발로텔리와 램버트는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특급 공격수를 찾았던 리버풀은 세시즌 연속 두자리수 득점에 성공한 벤테케에 올인했다. 득점력만큼 검증된 벤테케는 분명 매력적이다. 문제는 리버풀의 전술에 얼마나 녹아들 수 있으냐 이다. 벤테케는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다. 괴물 같은 피지컬을 바탕으로 공중볼, 몸싸움, 슈팅력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하지만 연계력은 다소 떨어진다. 짧은 패스를 중시하는 로저스 감독의 축구와는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 벤테케가 이 부분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비슷한 스타일이었던 앤디 캐롤의 재양을 재현할 수도 있다.
새얼굴이 가세한 리버풀은 분명 지난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됐다. 가장 변화의 폭이 컸던만큼 리버풀은 다음시즌 EPL 순위 싸움의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달라진 리버풀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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