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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루니' 이종호(23·전남 드래곤즈)가 마침내 슈틸리케호에 승선했다. 오랜 꿈을 이뤘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이날 오후 훈련장에서 축하인사를 건넸다. 광양에서 '캐넌슈터' 노상래를 보며 축구의 꿈을 키워온 소년의 꿈이 이뤄졌다. 이종호는 "노 감독님 덕분이다. 따뜻한 조언과 애정어린 질책을 아끼지 않은 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연신 고개 숙였다. 노 감독 역시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스며나오는 미소는 감출 수 없었다. 지난 17일, 올스타전에서 '팀 슈틸리케'의 코치로 슈틸리케 감독과 나란히 벤치에 앉았다. '슈 감독'은 노 감독에게 "이종호를 풀타임으로 다 뛰게 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전남과 울산미포조선의 주중 FA컵 8강전(22일)을 앞둔 소속팀에 대한 배려였다. 노 감독은 "상관없다. 마음껏 뛰게 하시라"고 답했다. 노 감독은 "그때 내 솔직한 마음은 '더 많이 뛰게 하시고, 부디 우리 종호 잘 봐주세요'였다"며 웃었다. 이종호는 "감독님의 마음을 느낀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가서 잘해야 한다. 세밀한 부분에 신경을 더 많이 쓰라'고 조언해주셨다"며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종호를 측면 자원으로 쓸 뜻을 내비쳤다. 이종호는 전남에서 섀도스트라이커, 양측면, 원톱을 두루 소화하는 멀티자원이다. 많이 뛴다. 측면에서 밖으로 돌아가고, 안으로 파고들고, 미드필드 숫자를 늘리고, 사이드백과 연계한 공간 플레이에 이미 익숙하다. "측면도 자신 있다"며 웃었다.
한편, 뒤늦게 이종호의 태극마크 소식을 들은 '테보형'스테보는 단단히 삐쳤다. 가장 기다렸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다. "테보형이 한대 때리고, 1초 화내더니, 계속 축하한다고, 훈련장에서, 버스에서, 숙소에 올 때까지 계속 축하한다고… 하하." 이종호가 활짝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관전한 울산전에서 이종호는 스테보의 도움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테보형 덕분에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고맙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올스타전 상대 수비수로 나서 이종호에게 골을 헌납한 '국대 대선배' 최효진, 김병지에게도 농반진반, 감사인사를 전했다. "올스타전에서 효진이형이 태클을 들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한발 멋있게 물러주셨다. '병지삼촌'한테도 고맙습니다 했다"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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