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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윤성효 감독 경질 관련 이례적 사과문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5-07-15 22:57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최근 윤성효 감독의 사퇴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단주가 감독이 그만둔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직접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구단주는 1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저희 구단이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해 부산 아이파크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성적부진을 책임지고 사퇴한 윤성효 감독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산업개발은 해체 위기의 대우 로얄즈를 인수한 이후 16년 동안 구단을 운영해왔다"며 "그동안 박종우 이범영 이정협 주세종 등 한국축구를 이끌어 갈 유망한 스타들을 배출해왔지만 최근 강등권을 맴돌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호소했다. "건설업계가 어려운 시기에도 축구에 대한 사랑과 사명감으로 꾸준한 투자를 계속해왔다. K리그 클래식 기업구단들의 모회사는 매출규모가 현대산업개발보다 5∼20배까지 되는 기업집단인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투자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정 구단주는 "효율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팬들의 기대에 맞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중장기적으로는 유소년 육성을 통해 팀의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윤성효 감독께서도 구단의 이런 현실을 이해하고 함께 해주셨다"고 윤 전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뒤 "힘든 상황이긴 하나 구단의 안정적 운영과 미래를 위해 당장 뛰어난 외국인 선수 한두 명을 영입해 성적을 끌어올리는 방법보다는 유소년 육성 등 장기적으로 재정과 선수 발굴에 도움되는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프로축구의 힘든 현실에 대한 호소는 다시 이어졌다. "한국 프로축구는 시민구단뿐 아니라 기업구단까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모기업에 의존해 겨우겨우 팀을 운영하는 현실"이라고 말한 정 구단주는 선수 연봉 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효과를 거둔 일본 J리그와 미국 MLS의 성공사례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 구단주는 "해외 리그와 클럽의 성공 요인을 면밀히 검토해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세워가고 있다"면서 "프로축구연맹과 협의해 자생력있는 K리그를 만들어간다면 부산 구단 재정도 흑자구조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구단주는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이자 대한축구협회의 회장으로서 프로축구의 체질 개선과 한국축구의 중흥을 통해 모든 팬이 자랑스러워 하는 축구환경을 만들고 부산이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아이파크 팬 여러분, 최근 일을 통해 여러분의 깊은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더욱 강한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정 구단주는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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