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코트 위에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이제 '단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코트 위가 아닌 VIP석에서 경기를 지켜볼 뿐이었다. 선수들을 이끄는 것은 막 감독 직함을 단 임도헌 전(前)코치였다. 임 감독은 경기 내내 선수들을 독려했다. 선수들은 뛰고 또 뛰었다. 결국 승리를 거뒀다. 선수들은 웃었지만 임 감독은 웃지 못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신 단장 역시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첫 선을 보인 뉴(new)삼성화재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그나마 삼성화재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높은 공격 성공률'에서 찾을 수 있었다. 삼성화재는 53.9%의 공격성공률로 38.7%에 그친 우리카드에 앞섰다. 특히 수련 선수 신분으로 입단한 고현우가 3세트 고비에서 2득점하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임 감독은 "고현우가 제일 잘했다. 앞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패배한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도 "삼성화재도 그리 위력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기본적인 부분에서 부족했다. 알아서 점수를 내줬다"고 아쉬워할 정도였다.
임 감독은 노련미도 다소 부족했다. 1세트와 4세트에 두 차례 요청했던 비디오 판독 요청이 모두 '정심'으로 결론이 났다. 임 감독은 "감독은 결과를 내야 한다. 아무래도 책임감이 크다"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천신만고끝에 데뷔전 승리를 거둔 임 감독은 당장 신 단장에게 SOS를 쳤다. 그는 "신 단장님이 단장으로 취임한 뒤 체육관이 한두번 정도 오셨다. 훈련이나 전술 등에는 전혀 관여를 하지 않는다"면서 "가끔씩 오셔서 조언도 해주셔야 되는데 그러지를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임 감독은 "오늘 경기가 끝난 뒤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거기서 뭔가 이야기를 해주실 거다"고 기대했다.
청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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