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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월드컵]'첫 승-16강 기적' 태극낭자 금의환향하던 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6-24 17:41 | 최종수정 2015-06-24 17:41


월드컵 무대에서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에 성공한 여자 축구 대표팀이 금의환향 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이 2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선수들은 인천공항 밀레니엄 홀에서 해단식을 가진 뒤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입국장을 나서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6.24

"와~!"

여자월드컵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한 태극낭자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윤덕여 감독을 필두로 하얀 단복에 맞춰 등장한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팬들과 가족들의 따뜻한 환대에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에서 16강 기적을 쓴 태극낭자들이 24일 금의환향했다.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조별리그 마지막 스페인전에서 2대1로 승리하며
여자월드컵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을 동시에 달성했다. 비록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 0대3으로 패했지만, 투혼을 보여준 태극낭자들에게 온·오프라인에서 칭찬릴레이가 이어졌다. 기적을 달성한 태극낭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공항을 찾았다. 출장 중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제외한 협회의 수뇌부들이 총출동했다. 김호곤 협회 부회장은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여자 축구가 남자 축구보다 세계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저변이다. 협회 차원에서도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한 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자 대표팀을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역시 많은 팬들과 가족이었다. 당초 예정돼 있던 입국 시간보다 1시간이 훌쩍 더 지났지만 팬들은 삼삼오오 모여 지난 월드컵 얘기에 웃음꽃을 피웠다. 가족들은 집 떠난 딸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태극낭자들을 기다리던 팬들 손에는 '사랑해요 윤덕여 감독님', '천상여자 박은선', '김혜리 국대귀요미' 등 플래카드가 있었다. WK리그 골수팬인 김미경 강석경 이민희씨가 만든 작품이었다. 이민희씨는 "3일전부터 문구를 생각했다. 오늘 회사에서 출력해왔다"고 웃었다. '지메시' 지소연과 친분이 깊은 김미경씨는 "남들은 별거 아니라고 하지만 정말 대단한 일이다. 지소연이 만족못한다고 했지만 열심히 한 것 아니까 고개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석경씨는 "우리 모임의 캐치프레이즈가 '오늘의 우리가 내일의 역사'다. 이번 월드컵에서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다. 더 못올라갔다고 기죽지 말고 다음에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한 뒤 "자주 하는 말이지만 월드컵때 반짝하지만 말고 이 열기를 부흥할 수 있도록 대한축구협회나 여자축구연맹에서도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뭉클했다"는 부천대 여자축구 동아리 '비욘드 부천'의 멤버들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대표팀에게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가족들에게 이번 월드컵은 더욱 감회가 남달랐다. 가족들은 한손에 꽃다발을 들고 기적을 달성한 딸, 누나, 여동생의 등장을 기다렸다. 지소연의 어머니 김애리씨는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무조건 칭찬만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소연이가 마지막 경기를 못뛰어서 너무 아쉬웠다. 4년 뒤에는 더 준비잘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부상으로 마음고생을 한 박은선의 어머니 이종순씨는 "선수들이 너무 잘했다. 대견스럽다.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몫을 다해줬다"며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씨는 딸과 했던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은선이가 천상여자다"며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지만 이겨낸 우리 딸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여자 대표팀은 협회가 마련한 귀국 환영식을 끝으로 해산했다. 모두 끝이 아닌 시작을 이야기 했다. 윤 감독은 "지난달 20일 출국하면서 당시의 모습을 생각해봤다. 지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 것을 보니 너무 감격스럽고 기쁘고 감사하다"며 "월드컵은 끝났지만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에서는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했다. '주장' 조소현도 "경기장에서는 긴장 안하는데 이런 자리는 떨린다. 고생한만큼 얻어가는게 많았으면 했는데 바람이 이뤄져서 기쁘다"며 "4년 뒤 월드컵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더 높이 올라가 더 큰 기쁨을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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