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러시아서 활약했던 K리그 득점왕 출신 공격수 유병수(27)가 복귀를 추진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K리그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22일 '유병수가 국내 복귀를 위해 K리그 클래식 여러 팀과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유병수는 지난 5월 30일 CSKA모스크바와의 2014~2015시즌 리그 최종전을 마치며 시즌을 마감했다. 유병수와 로스토프의 계약기간은 오는 2016년 6월 30일이다. 그러나 로스토프는 지난 3월 러시아 현지 언론을 통해 유병수를 방출 명단에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유병수는 홍익대 재학 중이던 2009년 인천에 입단, 데뷔 첫해 리그 34경기에 나서 14골-4도움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31경기서 22골을 폭발시키며 K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1년 전반기에도 13경기에 나서 4골-2도움을 올렸으나, 7월 22일 150만달러(약 16억원)의 바이아웃(일정금액 이상 제시시 이적 허용) 조건에 따라 알 힐랄과 이적에 합의하며 중동 무대로 진출했다. 하지만 태극마크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09년 6월 2일 오만과의 친선경기서 데뷔했으나, 오만전이 A매치로 인정받지 못하며 이듬해 10월 12일 일본전에서 첫 A매치 신고식을 가졌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최종명단에 포함됐으나,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1경기 출전에 그쳤다. 대표팀 킬러 부재가 거론될 때마다 유병수의 이름이 떠올랐으나, 실제 소집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K리그 팬들 사이에선 '저평가된 공격수'로 꼽힌다.
유병수의 국내 복귀 추진보다 주목되는 것은 그가 내건 조건이다. 계약기간 6개월에 연봉은 포기하는 조건이다. 유병수는 지난 2013년 150만유로(약 18억원)의 이적료에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에서 로스토프로 이적했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적 첫 해 17경기에 나서 2골에 그쳤고, 올 시즌에는 단 한 차례의 선발출전 없이 교체 4회 무득점에 머물렀다. 두 시즌 간의 부진 속에 유병수가 현실적인 조건으로 새 둥지를 찾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연봉 포기'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핵심은 '병역'이다. 유병수는 만 28세가 되는 내년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K리그에서 활약 중인 프로선수는 군팀인 상주(상무) 또는 안산(경찰청)에서 군 복무와 선수생활을 병행할 수 있다. 그러나 입대 전해 국내 무대 출전 실적이 없으면 일반 현역병으로 입대해야 한다. 유병수가 '연봉 포기'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복귀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결정적 배경이다. 이적시장 관계자는 "유병수가 로스토프와 계약 해지로 상당한 보상을 받은 만큼 단기 계약에 따른 연봉 요구보다는 가장 쉽게 이적할 수 있는 '백의종군'을 택한 듯 하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이미 유병수 입단을 제의받은 몇몇 팀들은 거절의 뜻을 밝혔다. 지난 두 시즌 간의 활약이 저조한 선수를 고작 6개월 활용하기 위해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다. 7월 한 달간 열리는 K리그 여름 이적시장은 반전을 위한 즉시 전력감 수혈 무대다. 컨디션이 떨어진 유병수가 후반기 리그에서 부활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 12월부터 로스토프에서 부상과 재활을 반복한 부분 역시 의문부호가 붙는 이유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군 입대를 앞둔 유병수에게는 국내 복귀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선수 쪽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선뜻 손을 벌릴 구단이 없을 것이다. K리그 클래식이 어렵다면 챌린지(2부리그)나 내셔널리그의 문이라도 두드리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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