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제주 감독은 십년감수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만면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제주는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성남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에서 3-3 동점이던 후반 47분 터진 김 현의 결승골에 힘입어 4대3으로 이겼다. 최근 홈 5연승 중인 제주는 이날 승리로 안방 연승 기록을 6경기째로 늘렸다. 시즌 홈 무패 기록 역시 7경기(6승1무)로 늘어났다. 제주는 승점 21이 되면서 전북과 비긴 포항(승점 20)을 끌어 내리고 한 계단 도약, 3위가 됐다.
김 현의 결승골 뒤 코칭스태프, 제자들과 부둥켜 안으며 기쁨을 표출했던 조 감독은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선수들이 안방에 오면 연예인 기질이 발동하는 것 같다. 팬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이런 결과를 낸 듯 하다(웃음)." 조 감독은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준 경기였던 것 같다"면서도 "3-1 상황에서 볼 소유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경기 운영이 다소 미숙했다. 리드 상황에서 패스-연계 플레이를 했다면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쉽게 볼을 빼앗기다보니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됐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매 경기가 소중하다. 홈에서는 지더라도 박수 받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그래서 철저히 준비하게 되는 것 같다"고 홈 6연승의 비결을 밝혔다.
손에 꼽을 승부 끝에 얻은 귀중한 승리다. 하지만 제주에겐 또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주말 울산 원정을 떠난다. 10경기 연속 무승 중인 울산이지만 전력 면에서는 제주와 큰 차이가 없다. 제주가 올 시즌 홈 무승에 그치고 있는 부분도 불안감을 키울 만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원정에 나설 때마다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클럽하우스를 떠난다. 원활하게 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잘 준비해 반드시 승리를 얻고 오겠다. 그래야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반전을 노래했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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