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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눈도장 받기 급한 쪽은 울산인데 부산이 만세를 불렀다.
울산은 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부산과의 원정경기서 0대1로 패했다.
울산은 10경기 연속 무승(6무4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고, 부산은 4승(2무8패·승점 14)째를 챙기며 중위권 추격에 재시동을 걸었다.
부산으로서는 또다시 연패에 빠지지 않겠다는 투혼이 빛난 경기였고, 울산은 이래저래 답답한 게 많은 경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부산을 전격 방문했다. 지난 4월 15일 부산-전북전을 관찰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하려다가 돌연 FC서울-대전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발길을 돌린 이후 처음이다. 지난 1일 23명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그가 부산을 찾은 이유는 소집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들의 최신 버전 몸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슈틸리케 감독이 눈여겨 살핀 쪽은 울산이다. 23명 명단 가운데 울산 소속 선수는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수 정동호다. 부산에는 국가대표로 차출될 만한 자원이 없는 현실이다. 예비명단으로 범위를 넓히면 울산 공격수 김신욱과 수비수 임창우로 훨씬 많아지고 부산에는 미드필더 주세종이 유일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레이더망에 걸린 이가 많은 울산이 없는 힘이라도 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그동안 무승 과정에서 드러난 무기력증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전방의 양동현과 제파로프는 부산이 경기 초반 포백에 주세종을 수비형으로 가동하자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했다. 미드필드에서의 연결이 번번이 끊겼다. 수비는 더 불안했다. 예비명단 멤버인 임창우는 전반 16분 부산 박용지에게 맥없이 뚫리자 고의로 파울을 범했다가 경고를 받았다. 전반 18분 부산의 장신 공격수 배천석의 헤딩슛이 골기둥에 맞아 가슴을 쓸어내린 울산은 곧이어 1분 만에 부산 웨슬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처음 출전한 웨슬리가 돌파한 곳은 임창우의 커버 지역이었다. 울산은 후반에 제파로프 대신 김신욱을 투입했지만 헤딩슛 1개를 제외하고 김신욱은 고립 상태에서 면치 못했다. 대표팀에서 골키퍼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 김승규는 전반 45분 배천석의 중거리 슈팅을 훌륭하게 막아냈지만 1실점이 아쉬웠다. 반면 국가대표 골키퍼였던 부산 이범영이 김신욱의 들어갈 뻔한 헤딩골을 막는 등 슈퍼 세이브에서도 이범영이 돋보였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선수들이 정신적, 육체적 여러모로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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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공격' 윤성효, 웨슬리 용병술 통했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이날 경기 시작전 "우리가 앞뒤 가릴 것이 있겠느냐. 또 연패를 하지 않으려면 공격으로 밀어붙이겠다"고 말했다. 부산은 이날 적잖은 변화를 줬다. 중앙 공격수로 출전하던 용병 웨슬리를 왼쪽으로 돌려 박용지와 함께 중앙의 배천석과 호흡하도록 했다. 여기에 단골 주전인 전성찬 대신 정석화를 투입해 김용태와 함께 전방을 적극 공략하도록 했다. 윤 감독의 말대로 공격에 승부수를 걸겠다는 포석이었다. 윤 감독이 웨슬리를 측면으로 활용한 것은 제대로 적중했다. 몸집은 왜소하지만 스피드가 빠른 웨슬리가 정석화와 주세종의 도움을 받아 측면에서 종횡무진 누비자 울산 수비라인은 크게 흔들렸다. 부산은 후반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수비 안정을 위해 수비형으로 뛰던 주세종이 후반 들어 공격형으로 끌어올리자 부산의 기동력과 패스게임은 훨씬 잦아졌다. 윤 감독이 "웨슬리가 골을 더 넣을 수 있는 상황이 여러번 있었는데 그걸 해결하지 못해 아쉽다"고 할 정도였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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