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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전서 윤곽 잡힌 '트윈타워 사용법'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5-25 22:21 | 최종수정 2015-05-26 07:20


◇양동현(왼쪽)-김신욱.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해결사의 존재감은 비단 골에 그치지 않는다.

상대 수비진에게는 부담이다. 뛰어난 기량을 갖춘 상대 공격수를 막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맨투맨, 전담마크 등으로 '철통봉쇄'를 다짐하지만, 이는 또 다른 허점이 될 수도 있다.

울산은 이런 뛰어난 해결사를 두 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김신욱 양동현 '트윈타워'의 존재감은 이동국 에두를 앞세운 '절대 1강' 전북과 견줘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시너지가 좀처럼 나지 않았다. 역할 분담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측면 크로스에 이은 중앙 침투와 공격이라는 단순한 플레이가 반복됐다.

포항전은 '트윈타워'의 공존에 작은 해답을 제시했다. 전반전 투톱으로 출격한 김신욱과 양동현은 분명 위력적이었다. 김신욱이 포스트 플레이에 집중하며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니는 사이, 양동현이 헐거워진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방식을 택했다. 김신욱이 포항의 센터백 듀오 김원일 김광석과 경합하는 사이 양동현은 전반 10분, 32분 잇달아 골맛을 봤다. 하지만 후반 초반 동점골을 내준 뒤 포항의 압박이 거세지자 2선이 후퇴하면서 김신욱 양동현이 돌파 등 개인 플레이로 활로를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전반전과 같은 역할분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위력은 반감됐다. 결국 윤정환 울산 감독은 후반 27분 김신욱 대신 카사를 내보내며 양동현에게 힘을 실어줬다.

결국 '트윈타워' 부활의 열쇠는 철저한 역할분담에 달려있다. 제공권 장악에 능한 김신욱이 상대 수비와 경합하는 'šœ은 일'을 맡고 양동현을 비롯해 제파로프 김태환 따르따 등 2선 공격수들이 빈틈을 파고 드는 식의 돌파구가 필요하다. 김호곤 전 감독 시절 재미를 봤던 '철퇴축구'는 단순해보이지만 이런 철저한 역할 분담에 기인한 것이었다. 8경기 연속 무승(5무3패)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의 울산이라면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공격루트를 찾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양동현은 "(김)신욱이와 함께 경기를 나서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공격수로 해 나아가야 할 플레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동료들에게 이야기 한다. 오늘은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1대1 싸움이 잘 이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즌은 길다. 추락이 있으면 반전도 있는 법이다. 패하는 과정에서 얻은 긍정적인 모습들을 잊지 않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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