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은 웃었지만 K리그 ACL 전멸 위기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5-21 06:06


FC서울이 20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 감바오사카와 경기를 펼쳤다. 후반 감바오사카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는 FC서울 선수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5.20

성남이 20일 안방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광저우 헝다(중국)를 극적으로 꺾고 8강 진출의 희망을 지폈다. 김두현이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골을 터트리며 2대1로 승리했다.

그러나 K리그는 16강에서 전멸할 수 있는 위기감을 떨칠 수 없었다. FC서울도 이날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2015년 ACL 16강 1차전에서 1대3으로 완패했다. 전날 전북은 베이징 궈안(중국)과 1대1로 비겼고, 수원은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ACL 조별리그는 K리그 천하였다. 출전한 4개팀이 모두 16강에 오른 리그는 K리그 뿐이었다. 100% 생존했다. 2010년 이후 5년 만의 쾌거였다.

16강전에서 K리그 4개팀이 모두 살아남을 경우 8강부터 ACL은 K리그 잔치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1차전이 중요했다. K리그 4개팀은 모두 조 2위를 기록했다. 1차전은 홈, 2차전은 원정이다. 홈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 2차전을 기약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일단 성남은 비기기만해도 8강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광저우 원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광저우가 1대0으로 승리해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전북은 득점없이 비겨도 안된다. 2골을 넣고 비기거나 이겨야 16강을 통과할 수 있다. 수원은 두 골차 승리를 거두거나, 네 골을 넣고 한 골차 승리를 따내야 8강에 진출하는 가시밭길이다. 서울은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3골 차 이상 승리해야 한다.

이날 감바 오사카의 영리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최용수 감독은 스리백을 근간으로 한 3-5-2 시스템을 내세웠다. 그는 무실점을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선제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 후반에 기회가 올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감바 오사카는 정상적으로 경기 운영을 했다. 우사미와 패트릭, 투톱과 중원에 백전노장인 엔도와 곤노를 포진시켰다. 4-4-2 시스템이었다. 덤비지 않았다. 철저하게 틈새를 노렸다.

전반은 서울이 우세했다. 전반 34분 차두리의 크로스를 고명진이 회심의 왼발 슈팅으로 화답했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은 득점없이 막을 내렸다. 변수가 생겼다. 김치우가 부상으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고광민이 투입됐다.

후반들어 서울은 적극적인 공세로 골을 노렸다. 그러나 김치우의 공백은 컸다. 오스마르도 경고누적으로 결장해 진용이 두텁지 못했다. 우려는 현실이었다. 수비라인이 허물어지며 자멸했다. 역습에 속수무책이었다. 서울은 일본의 미래인 우사미 다카시에게 후반 16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후반 28분에는 요네쿠라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줬고, 후반 40분 다시 우사미에게 멀티골을 헌납했다. 서울은 후반 종료 직전 교체투입된 윤주태가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 교체 카드였다. 전반부터 김현성과 윤일록, 투톱의 몸이 무거웠다. 김치우의 부상은 있었지만 후반 조기에 처방전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후반 27분에 몰리나, 후반 38분 윤주태를 투입했지만 시간이 늦어도 너무 늦었다. 결국 더 거세게 몰아칠 수 있는 기회를 허공으로 날리며 벼랑 끝에 몰렸다.

90분이 남았다. 16강 2차전은 모두 무대를 원정으로 옮긴다. 전북과 수원은 26일, 성남과 서울은 27일 일전을 치른다. 조별리그의 환희는 잊혀졌다. K리그는 위기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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