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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만큼 내용도 중요하다."
광주전에 목을 맨 이유는 흐름 때문이었다. 포항은 앞선 10경기서 4승(2무4패)에 그쳤다. 지난 10일 성남전에선 2골차로 앞서던 승부에서 후반 막판 2골을 내주며 따라잡히는 등 집중력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패스축구'로 한국 축구를 평정했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반전이 절실했다. 하지만 앞선 수원전에서 완패한 광주도 사정을 봐줄 처지가 아니었다. 남기일 광주 감독은 "오늘 경기를 통해 뭔가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경기시작 10분 만에 황 감독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공격수 라자르가 상대 수비수와 충돌하며 오른쪽 발목을 부상해 벤치로 물러났다. 광주와 '힘싸움'을 펼치겠다는 황 감독의 구상에 균열이 생겼다. 광주는 포항의 측면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포항이 후반 중반 타깃맨 박성호를 내보내자 장신 센터백 오도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맞대응 했다. 후반 막판 파비오, 김호남을 내보내 주도권을 쥐었으나 골 결정력에서 울었다. 0대0, 90분 승부는 허무하게 마무리 됐다.
똑같이 승점 1점을 나눠 가졌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황 감독은 "한 바퀴를 돈 만큼 (전술이나 선수단 운영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내 머릿속으로는 정리가 됐다. 주전 공백이 크고 변화를 줘야 할 상황이지만, 이제부터는 매 경기 결승전과 같은 집중력으로 임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반면 남 감독은 "강한 팀을 상대로 준비한 만큼 완벽하진 못했으나 잘 했다고 본다. 골 결정력 부분은 좀 더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며 "클래식 모든 팀과 한 경기 씩을 했다. 남은 일정도 우리 만의 축구를 펼치는데 집중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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