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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강-11중 시대]①이례적 대혼전 3위와 10위 승점 차는 3점, 왜?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5-12 06:55


2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전북과 수원의 경기가 열렸다. 수원 염기훈이 전북 조성환의 태클에 넘어지고 있다.
전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5.02.

바야흐로 '1강-11중 시대'다.

이례적인 대혼전이다. 10라운드가 흐른 올 시즌 K리그가 초박빙의 흐름이다. '윗물'은 단 한 팀 뿐이다. '절대 1강'을 넘어 '극강 체제'를 구축한 전북이다. 승점 25점(8승1무1패)으로 일찌감치 멀리 달아났다.

2위 수원(승점 17·5승2무3패)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최하위 대전(승점 5·1승2무7패)까지 조밀조밀하게 늘어섰다. 특히 3위 제주(승점 15·4승3무3패)와 10위 FC서울(승점 12·3승3무4패)의 승점 차는 단 3점이다. 사정권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권과 하위권이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다. 대전은 물론 11위 부산(승점 8·2승2무6패)도 '약'으로 분류할 수 없다. 연승이면 곧바로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은 16일과 17일 열리는 11라운드를 끝으로 첫 번째 여정을 마친다. 한 바퀴를 돈다. 12개팀이 모두 한 번씩 상대하게 된다. 올 시즌 K리그는 12개팀이 33라운드를 치른 후 스플릿시스템이 가동된다. 1~6위의 그룹A와 7~12위 그룹B로 분리돼 팀당 5경기씩을 더 치러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팀 그리고 강등팀을 가린다. 11라운드가 스플릿시스템 기점의 3분의 1 지점이다.

긴장과 희망이 교차하고 있다. '1강'은 전망이 됐지만 '11중'은 예상 밖의 구도다. K리그는 왜 혼돈의 시대를 맞은 것일까.

킬러가 있다, 없다

전북의 극강에는 이유가 있다. 디펜딩챔피언 전북은 올해도 투자의 끈을 놓지 않았다. 기존의 이동국 레오나르도 이재성 한교원 등에 에두와 에닝요가 공격라인에 가세했다. '아시아 최강'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전북도 홈과 원정에 따라 분명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 하지만 11개팀과 다른 것이 있다. 독보적인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축구는 골로 말한다. 90분내내 수비라인에 집중력을 요구할 수 없다. 한 번의 실수는 나온다. 기회를 잡느냐, 못 잡느냐는 킬러들의 몫이다. 전북은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이 나온다. 에두는 6골로 득점 부분 단독 선두, 레오나르도는 5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동국은 ACL에서 화력쇼를 펼치고 있다. 차원이 다른 화력에 상대는 지레 겁을 먹는 경향도 있다.


그 외 팀들은 특출난 킬러가 없다. 자본과 스카우트의 한계로 외국인 공격수들은 하향 평준화 됐다. 수원의 경우 측면 자원인 염기훈이 5골-6도움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래서 2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홀로 팀을 이끌어 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부상 변수도 있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더 힘이 돼야 한다. 초반 돌풍을 일으키던 울산은 김신욱 양동현 등이 포진해 있지만 최전방의 불협화음으로 위력을 잃고 있다. 서울은 박주영의 부활이 절실하다.

무승부가 빚어낸 혼란

여전히 시즌 초반이다. 하지만 두 세계가 있다. ACL과 병행하고 있는 전북, 수원, 서울, 성남은 살인적인 일정으로 로테이션 시스템이 불가피하다. K리그에 100% 전력을 쏟아부을 수 없다. 그 외 팀들은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

킬러의 부재와 더불어 무승부가 많은 것도 11중 시대에 한몫하고 있다. K리그는 올해 60경기가 벌어졌다. 이 가운데 무승부 경기가 20차례나 나왔다. 성남과 인천이 최다인 각각 6경기, 울산과 전남이 5경기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리하면 승점 3점, 무승부는 1점, 패하면 0점이다. 무승부는 승리보다 패전에 더 가깝다.

전북을 제외하고 '멀티 연승' 도 없다. 전북은 2연승 후 1무, 4연승 후 1패, 다시 2연승을 달리고 있다. 다른 팀들은 상승세를 타야 하는 기회는 오지만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강팀을 이긴 팀이 다음 라운드에서 상대적으로 약팀에 패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그렇다 보니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11중에선 영원한 강자, 영원한 약자가 없다. 최하위 대전의 1승 제물은 공교롭게 수원이었다. 승점 14점이 3개팀(울산, 포항, 전남), 12점이 4개팀(성남, 인천, 광주, 서울)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곧 봄이 가고 여름이 온다. ACL은 이달 16강 1, 2차전을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간다. ACL 8강은 8월말 재개된다. 뜨거운 여름, K리그의 순위 경쟁은 본격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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