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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설전]이동국 vs 염기훈이 꼽은 승리 이유 3가지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4-30 16:14 | 최종수정 2015-05-01 08:04


FC서울과 전북현대의 2015 K리그 클래식 경기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전북 에닝요가 추가골을 터뜨린 후 선제골을 터뜨렸던 에두, 이동국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14/

전북과 수원이 격돌한다. 2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1위와 2위의 대결이다. 전반기 K리그 선두권 판도를 가늠할 일전이다.

한판 승부를 앞두고 양 팀 캡틴들과 만났다. 전북 이동국과 수원 염기훈 모두 자신감이 넘쳤다. 둘 다 승리할 것이라 입을 모았다. 승리의 이유 3가지만 꼽아달라고 했다. 그중 2개가 묘하게 겹쳤다. 둘 모두 '직전 경기 패배 교훈'과 '조직력'을 승리 원동력으로 꼽았다. 물론 그 해석에는 차이가 있었다.

내 보약이 더 좋아

전북과 수원은 26일 열린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 나란히 패배를 맛봤다. 전북은 전남원정에서 1대2로 졌다. 수원 역시 대전에게 1대2로 패배했다.

이동국과 염기훈 모두 '패배는 좋은 보약'이라고 했다. 초점은 달랐다. 이동국은 '부담감'을 언급했다. "패배는 아쉬웠다"고 운을 뗀 뒤 "선수들 모두 기록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전북은 18일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K리그 최다 연속 경기 무패(22경기 17승5무) 기록을 새로 썼다. 이후 전북의 미션은 '기록 연장'이었다. 주위에서 해외 사례를 들고 나왔다. 세계 기록인 108경기(코트디부아르 아비장)는 아니더라도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나온 50~60경기 정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넘쳐났다. 선수들로서는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남전에서 졌다. 이동국은 "이제 기록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홀가분하다"고 기뻐했다.

염기훈은 '상승세'에 포인트를 뒀다. 수원은 3월 14일 K리그 2라운드인 인천전에서 2대1로 승리한 뒤 4월 21일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5차전까지 9경기에서 6승3무의 성적을 거뒀다. ACL 16강 진출을 확정했고 K리그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극상승세였다. 염기훈은 "비록 대전전에서 지기는 했지만 이전까지 우리팀의 상승세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한 경기 패배로 상승세가 갑자기 꺾이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슈퍼매치' 수원 삼성 대 FC 서울의 K리그 클래식 2015 7라운드 맞대결이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염기훈이 후반 초반 2-1로 앞서는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4.18/
조직력, 현재와 미래의 격돌

두 캡틴 모두 "우리팀이 유리한 또 다른 이유는 조직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물론 온도차는 있었다. 염기훈은 '현재'에 무게중심을 실었다. 그는 "수원의 조직력이 전북보다 더 좋다"고 단언했다. 이어 "선수들간의 믿음이 크다. 조직력으로 전북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북과 수원의 팀색깔 차이는 극명하다. 전북은 에두 이동국 에닝요 레오나르도 등 개인 능력을 앞세운 선수들을 전면에 배치해 경기를 이끌어 나간다. 수원은 '팀 축구'다. 서정원 감독 부임 이후 3년간 꾸준히 패싱축구를 구사해왔고, 한 두 명이 빠져도 팀 전체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을 갖췄다. 무패행진이 깨져 긴장감이 풀어졌을 경우, '팀'보다는 '개인'의 기복이 더 심할 것이라는게 염기훈의 판단이다. 염기훈이 조직력을 믿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올 시즌 수원은 뜨겁다. 수원은 올시즌 13경기(K리그, ACL 포함)에서 25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1.92골이다. 염기훈 자신을 포함해 정대세 카이오 이상호 서정진 등 12명이 골맛을 봤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전북은 올시즌 14경기(K리그 클래식, ACL,FA컵 포함)에서 23골(경기당 평균 1.64골)을 기록했다. 에두 이동국 에닝요 레오나르도 등 7명이 득점에 성공했다. 염기훈은 두 팀의 득점 분포도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는 골을 넣어본 선수들이 많다. 몇몇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다양한 선수들이 골맛을 봤기 때문에 전북전에서는 공격수 뿐만 아니라 수비수도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동국은 '미래'를 주목했다. 그는 "우리팀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다. 선수들간의 호흡도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 올 시즌 ACL과 K리그 병행을 위해 더블스쿼드를 운용하고 있다. 조직력은 경기를 거듭해야만 좋아진다. 전북은 올 시즌 13경기를 치렀다. 이동국은 전북이 이제 조직력이 끌어올릴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선수들의 개인 능력도 좋다. 조직력이 좋아질수록 분명 빛을 발할 것"이라 기대했다.

홈이점 vs 프리킥

3가지 이유 가운데 유일하게 하나만 달랐다. 이동국은 홈 이점을 말했다. 그는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가 열린다. 누구보다 열성적이고 강력한 서포터와 홈팬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제까지 수원은 전주성에서 열린 경기에서 제대로 못했다"면서 "우리 안방에서 경기를 하는만큼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염기훈은 자신의 왼발을 가리켰다. 염기훈은 "지난해에 전북전에서 프리킥 득점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프리킥 찬스가 나면 꼭 골을 넣겠다"고 말했다. 현재 염기훈은 극상승세다. 3월 14일 K리그 클래식 인천전을 시작으로 4월 26일 대전과의 8라운드까지 ACL 3경기를 포함해 최근 10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6골·8도움)를 작성했다. 클래식 7경기에선 5골-5도움을 뽑아냈다. 득점과 도움 부문에서 모두 단독 1위다.
이 건·하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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