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수비 유린한 포항의 '꼬꼬마 공격진'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4-19 17:50 | 최종수정 2015-04-20 07:4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은 이럴 때 쓴다.

포항의 '꼬꼬마 공격진'이 대전 수비진을 맹폭했다. 대전은 한뼘이나 작은 포항 공격진에 속수무책이었다. 포항은 1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2대0 승리를 거뒀다. 박주원 대전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더라면 더 많은 득점도 가능했다. 포항은 지난 전남전 4대1 대승에 이어 대전전 완승으로 지난 시즌의 파괴력을 완전히 찾은 모습이다.

포항의 필승카드는 제로톱이었다. 라자르, 안드레 모리츠 등 외국인 스트라이커를 포항은 시즌 초반 원톱을 테스트했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두 외국인 원톱 자원들은 기대와 달리 한골도 넣지 못했다. 팀 성적도 추락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지난 시즌 재미를 봤던 제로톱 카드로 반전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제로톱은 기본적으로 문전으로 진입하는 선수가 누구든 스트라이커가 될 수 있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공격수가 없는 대신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침투와 유기적임 움직임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것이 전술의 핵심이다. 체격이 좋은 선수들 보다는 기동력이 좋고, 민첩한 작은 선수들에게 더 적합하다. 포항에는 '꼬꼬마 공격진'이 있었다. 황 감독은 경기 전 "축구에는 높이와 힘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작지만 빠르고 민첩한 선수들이 필요한 때도 있다. 지금 우리 전술에는 작은 선수들이 어울린다"고 웃었다.

이날 포항은 김승대를 축으로 티아고, 문창진, 이광혁을 공격진에 넣었다. 김승대와 문창진의 키는 각각 1m75, 1m70에 불과했다. 이광혁은 1m70도 되지 않는 1m69였다. 측면 공격수 티아고가 1m80이었지만 공중볼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반면 이들을 상대한 대전의 두 센터백 김상필과 윤신영의 키는 1m89와 1m83이었다. 황 감독은 높이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걱정을 했지만 기우였다. 땅에서는 누구보다 강한 포항이었다. 김승대 문창진 이광혁 티아고는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득점기회를 만들었다. 대전 수비를 유린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포항은 이날 16개의 슈팅을 날렸다. 그 중 꼬꼬마 공격진이 합작한 슈팅수는 9개, 득점은 2골이었다.

포항은 전반 43분 오른쪽을 돌파하던 티아고가 중앙으로 내줬고 문창진이 침착한 왼발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11분에는 티아고가 문창진의 짧은 코너킥을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포항은 경기를 완벽히 주도하며 2대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꼬꼬마 공격진을 앞세워 2연승에 성공한 포항은 승점 12점으로 4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대전은 무기력한 경기 끝에 또 한번의 패배를 당했다.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승(1무6패)의 늪에 빠졌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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