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K리그 클래식의 평균관중은 7931명이었다.
K리그에 전혀 다른 세상이 있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격돌하는 슈퍼매치다. 지난해 4차례 대전의 평균 관중은 무려 3만7798명이었다. 설명이 필요없는 K리그 최고 히트상품이다. 축구를 떠나 한국 프로스포츠의 간판 매치로 자리매김했다.
두 팀 모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정규리그를 병행하고 있다. 살인적인 일정의 연속이다. 수원은 15일 원정에서 울산과 혈투를 벌였다. 서울은 홈에서 대전과 만났다. 슈퍼매치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16일과 17일, 이틀 뿐이다. 두 팀은 슈퍼매치 후 ACL도 기다리고 있다. 수원은 21일 원정에서 우라와 레즈(일본), 서울은 이날 광저우 헝다(중국)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ACL 16강 진출의 분수령이다. 로테이션 시스템 가동이 불가피하지만 슈퍼매치라 건너뛸 수 없다. 양보할 수 없는 빅뱅이 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수원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원은 올 시즌 2층 관중석을 폐쇄했다. 대형 통천으로 막아 종전 4만40000여석의 관중석 규모를 1만8000여석으로 줄였다. 관중 몰입도와 티켓 가치를 높이기 위한 탈출구였다. 다만 슈퍼매치는 예외다. 1층 관중석이 매진됐다. 수원은 2층의 통천을 일부 걷어내고 팬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수원은 "폭발적인 예매 속에 15일 지정석 전석이 매진됐고, 현재 일부 자유석만 남아있다. 반드시 예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슈퍼매치의 전적은 3승1패로 서울이 우세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설욕을 노리고 있고, 최용수 서울 감독은 기분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럼 시즌 첫 슈퍼매치의 역대 전적은 어떤 그림일까. 팽팽한 승부였다. 1996년 수원이 세상에 나온 이후 19년 동안 시즌 첫 슈퍼매치는 수원에서 8회, 서울과 기타지역에서 11차례 열렸다. 홈 팀의 승률이 66%(11승5무3패)였다.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원정팀이 승리를 거둔 것은 3차례로 수원이 2008년과 2011년, 서울이 지난해 승리를 낚았다.
첫 번째 대결은 골도 춤을 췄다. 19차례의 경기 동안 나란히 25골을 주고받으며 경기당 평균 2.63골을 기록했다. 무득점 경기는 2000년 단 한 번뿐이었다. 슈퍼매치 전체의 경기당 평균골이 2.41골인 점을 감안하면 첫 번째 대결에서 더 많은 골을 주고받았다. 조직력이 무르익지 않아 변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선수들의 대결 구도도 흥미롭다. 수원의 간판은 역시 염기훈이다. 슈퍼매치에서 1골-3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시즌 첫 번째 슈퍼매치가 홈에서 펼쳐지는 관계로 더욱 기대가 된다. 빅버드를 가득 메운 홈팬들 앞에서 멋진 승리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에는 박주영이 7년 만에 슈퍼매치에 출연한다. 그는 수원 킬러였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9차례 출전해 5골을 기록했다. 2007년 3월 21일에는 슈퍼매치 역사에 새 장을 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수원을 4대1로 무너뜨렸다.
슈퍼매치는 늘 스토리가 풍성하다. 불변의 법칙은 또 있다. 휘슬이 울리는 순간 그라운드는 전쟁터로 돌변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