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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래 전남 감독은 2015년 4월 5일을 잊을 수 없을 듯하다. 프로 사령탑 데뷔승을 따냈다. K리그 클래식 4경기 만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노 감독은 시즌 첫 승에 대한 묘한 감정을 설명했다. 그는 "첫 승이 간절했다. 그래도 지난 3경기에서 선수들이 요구한대로 잘 따라줘서 첫 승을 이루기 전까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기뻤다. 노 감독은 "개인적인 첫 승보다는 인천 징크스에서 벗어났다는게 기쁘다. 속으로는 첫 승도 기쁘다. 그러나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많다"고 말했다. 또 "감독으로서 첫 승하는게 선수로서 첫 승하는 것보다 힘든 것 같다"며 웃은 노 감독은 "감독이 되어보니 선수들이 따라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잘 따라와주고 있는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친구' 김도훈 인천 감독을 꺾고 따낸 첫 승이었기 때문이다. 노 감독과 김 감독은 1970년생 '동갑내기'다. 노 감독은 "인천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올 시즌 시작해서 3라운드까지 승리가 없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김도훈 감독한테 고생많았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날 노 감독은 결승포를 터뜨린 이정호와 뜨겁게 껴안았다. 노 감독은 "종호가 전반에 의욕이 많아 보였다.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후반에는 영리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종호도 첫 승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을텐데 마음적인 것이 큰 힘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지금보다는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표현을 하는 것보다는 마음적인 것이 강했다. 그래서 포옹이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광양=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