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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에서 살아난 자신감이 9개월 만에 단 태극마크를 빛냈다. 다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이날 경기서 김보경의 임무는 한국영(25·카타르SC)과 호흡을 맞춘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지난달 위건 이적 후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김보경의 활약상을 감안한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 무대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벨기에전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이었다.
오랜만에 단 태극마크가 무거울 만했다. 전반 초반 김보경은 다소 적응이 덜 된듯 어색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반 18분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뛰어난 돌파 능력을 과시하며 결국 아크 오른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어냄과 동시에 상대 수비수 경고까지 유도했다. 전반 20분엔 공격이 차단된 상황에서 역습으 시도하는 상대 선수에 몸싸움으로 맞서 위기 상황을 막았다. 전반 24분엔 센터서클 부근에서 과감한 태클로 볼을 빼앗은 뒤 역습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종횡무진 했다.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아크 왼쪽에서 왼발 크로스로 문전 정면에 서 있던 구자철(26·마인츠)에게 헤딩슛 찬스를 열어줬다.
후반전 활약엔 아쉬움이 남았다. 우즈벡의 강화된 압박에서 쉽게 답을 찾지 못했다. 후반 6분 공격 가담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서 이재성(전북)과 볼을 주고 받다 호흡 미스로 상대에게 역습 찬스를 내줬다. 후반 24분에도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패스를 줄 타이밍을 놓치기도 했다.
김보경의 짝이었던 한국영의 활약엔 아쉬움이 남았다.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전반 9분엔 센터서클 오른쪽에서 볼 트래핑 실수로 상대에 역습 찬스를 내줬다. 전반 45분에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상대 압박 속에 어정쩡하게 볼을 처리하다 결국 위험천만한 슈팅을 내주기도 했다. 후반 7분 아크 내 혼전 상황서 침착한 볼 트래핑으로 파울을 얻어내 프리킥으로 연결한 장면 외에는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