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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1강도 나왔다. 공공의 적도 있다. 목표는 비슷했다.
클래식에 전북이 있다면 챌린지에는 상주 상무가 있었다. 11명 감독 중 8명이 상주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미디어데이 직전 프로축구연맹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와도 맞아떨어진다. 챌린지 감독과 주장 22명 중 15명이 상주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좋은 선수들이 그 이유였다. 올 시즌 상주는 이정협 임상협 한상운 이승기 이 용 등을 데리고 리그를 펼친다. 상주와 군·경 더비를 펼칠 안산 경찰 이흥실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상주가 우리(안산)보다 전력상 위"라고 했다. 최윤겸 강원 감독은 "상주와 첫 경기에서 맞붙는다. 우승 후보이기에 꼭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대답을 한 감독은 3명이었다. 마틴 레니 서울 이랜드 감독은 "리그 파악이 덜 끝나 우승 후보를 고르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우형 안양 감독은 대구를 선택했다. 이 감독은 "조광래 사장과 K리그 클래식 경험이 풍부한 이영진 감독이 함께 한다. 열정이 가득한 분들이기에 선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 1명은 박항서 상주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다른 감독들이 계속 자신을 지목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박 감독은 "안산을 이기고 싶다. 선수들도 안산에게 지면 후유증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안산이나 서울 이랜드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 이랜드는 공공의 적이었다. 1995년 수원 삼성 이후 20년 만에 창단하는 기업 구단이다.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김재성 김영광 조원희 등 스타급 선수들도 영입했다. 마케팅에서도 과감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시·도민 구단이 대다수인 K리그 챌린지의 이단아다. 박항서 상주 감독도 "선수단도 서울 이랜드에게는 지고 싶지 않은 분위기다.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이우형 안양 감독이 총대를 멨다. 서울 이랜드는 21일과 22일 열리는 1라운드를 쉰다. 29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안양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 감독은 미디어데이 전날인 18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 올림픽대표팀의 연습경기를 언급했다. "그 경기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안 갔다"고 말한 이 감독은 "때문에 마틴 레니 서울 이랜드 감독도 21일에 있을 수원FC와 우리의 경기에 오면 안 된다. 동등한 입장에서 붙는 것이 예의다. 미국에서는 매너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레니 감독도 내 의견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레니 서울 이랜드 감독은 "나는 미국이 아닌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매너는 잘 모른다. 한국에서 배우고 싶다"고 응수했다. 이 감독은 "그렇다면 우리 경기를 보러와라. 그리고 29일 맞대결을 통해 매너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겠다"며 답하며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모두의 목표 플레이오프
감독들은 대부분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승격하는 방법은 2가지다. 우승은 자동 승격이다. 2위부터 4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4위가 3위 홈에서 단판 승부를 펼친다. 승자는 2위 홈에서 또 다시 단판으로 격돌한다. 이 경기의 승자가 클래식 11위와 홈앤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지난해에는 챌린지 4위 광주가 플레이오프를 통해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우승보다는 플레이오프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절대 1강' 상주 박항서 감독은 "목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4위권"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한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내부에 있는 감독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 감독의 겸손에 다른 감독들도 다 뒤를 이었다. 이흥실 안산 감독도 "플레이오프에 나간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우형 안양 감독 역시 4강을 목표로 세웠다. 안양은 지난해 5위를 차지했다. 그는 "4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팀을 넘어 4강 이상을 이루겠다"고 자신했다.
박성화 경남 감독은 "빠른 시일 안에 다시 클래식으로 가겠다"면서 "어렵지만 플레이오프 진출 1차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위였던 수원FC의 조덕제 감독은 "올해는 약자와 강자가 따로 없다고 본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우리도 플레이오프에 참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가세했다.
이 와중에 현실적인 목표를 내세운 팀도 있었다. 지난해 꼴찌였던 부천FC의 최진한 감독은 "우리는 6위가 목표"라고 밝히며 "더 물러설 데가 없다. '배수진 축구'를 하겠다. 부천에 오실 때는 단단히 각오하고 와야할 것"이라고 했다. 강원FC를 맡아 모처럼 K리그 무대에 복귀한 최윤겸 감독은 "홈 경기에서는 최소한 승률 70%를 올리고, 각 팀을 상대로 2승씩은 꼭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레니 서울 이랜드 감독은 "장기적으로 계속 발전하는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